당신은 호구입니까?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

by 열혈인생

소셜에서 만난 "맨날 최선을 다하지는 마라, 피곤해서 못 산다"는 글에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맨날 피곤에 쩔어있는 내 모습을 생각하니 글이 통쾌하면서도 내 모습이 짠하게 다가왔다.


매번 '난 왜 항상 바쁜 걸까?'를 되뇌며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나는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을 놓지 못하고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배우고 익혀서라도 내가 가진 능력치를 항상 초과해서 달성하려고 애쓰는 삶을 살고 있다.


혼자서 일할 때는 그것이 일중독에 가깝다는 걸 느끼지 못하고 때로는 어려운 일을 해결해나가며 보람과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최선을 다하는 삶 덕에 주변으로부터 일에 대한 평판은 좋은데... 문제는 딱 그것뿐이다. '일 잘하네'라는 평판

딱 그것뿐이다.


그렇게 자기만족에 나름 즐겁게 일하며 살다가도 여러 사람과 협업을 하게 되면 곧장 멘붕에 빠지곤 한다.

'일을 잘하면 월급이 많아져야지 왜 일만 많아지냐'라는 누군가의 푸념처럼 팀 내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예전엔 100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 50,60만 일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발전 없이 주어진 시간에 맡겨진 일만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최선'이라는 가치나 신념, 노력보다는 보상을 먼저 계산하고 자신의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다고 생각하면 냉정하게 끊어내기도 하며 산다. 그리고, 그걸 '받는 만큼만 일한다'라는 합리적 업무라고 부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120%의 결과를 내기 위해 애쓰는 건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일 일뿐인 것 같다.

특히 타인과 함께 일할 때 최선을 다하게 되면 팀원들이 해야 할 업무까지 내게 더해지는 독박의 상황이 종종 만들어진다.


그렇게 몸살로 3일을 꼼짝없이 누워있는 동안 갑자기 한가해진 하루하루에 적응이 안된다. 미드 정주행도 하고, 영화도 봤지만 시간이 남았다. 일은 당연히 할 수가 없었고 집안일도 할 필요가 없다.


커피 한잔 거실 탁자에 올려놓고, TV 앞에서 뒹굴거리며 의식의 흐름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자니 여기가 천국인가 싶다.

딱 일주일만.. 오직 혼자서.. 휴가를 갖고 싶다.


기운 차리고 나면 평소 계획에 따라 또 바쁜 하루들을 보내겠지만 이제는 적당한 선을 긋고, 실리도 챙겨가며 합리적으로 내 삶을 설계해야겠다.


안되면 되는 일만 하면 되고,

모르는 건 아는 사람이 하면 되고,

못하는 건 할 줄 아는 사람이 하면 된다.


내가 아니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