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다는 건 비겁한 것

당신이 내가 불편한 만큼 나도 당신이 불편하다

by 열혈인생

‘입술의 30초가 마음의 30년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마음에 없는 칭찬을 하는 게 너무 어렵고, 의례적인 인사말을 나누는 것이 세포 하나하나 굳어가는 어색한 불편함을 준다.

하지만 인생살이가 누구나 그렇듯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삶에 대인관계는 포기할 수 없기에 피나는 노력 끝에 마음에 없는 인사말과 안부를 물어보는 정도는 이제 익숙해졌다.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사람이라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 생명체인지 체감하게 되는데, 특히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다름을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두괄식 대화법을 선호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두괄식 대화법에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결론을 먼저 얘기하고 이유를 설명하는 두괄식 대화가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빙빙 둘러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동조를 끌어낸 다음에 결론을 얘기하는 미괄식 대화 형식에 답답함을 느낀다.

뭔 말을 하고 싶은지 벌써 빤히 알겠는데 시간만 질질 끄는 것 같아 시간이 아까워 짜증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상대의 불편한 대화법에 대해 틀렸다거나 잘못된 거라고 비난한 적은 없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본인의 대화법에는 흠이 없는 줄로 생각하는 가보다.

나에게 “말을 왜 그런 식으로 해요? 사회생활하는데 지장 없어요?”라고 소리 지르는 사람도 있었고 “왜 결론부터 말해?”라며 꾸짖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은 나쁘지만 받아들이는 상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하고 넘어간다.

왜냐하면 그들이 내가 그렇게 불편했듯이 나도 그들과 대화하는 게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나름 심리 공부도 하고 적성검사 상담자로 일하면서 깨닫게 된 건 사람은 참으로 다양한 성향이 있고, 이것은 다른 것일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를 잠시 고민하게 했던 일이 있었는데.. 나에게 가끔 말투가 기분 나쁘다고 지적을 하는 것이다.

그 가끔이라는 것이 일적으로 의견 차이가 있을 때 대화를 하면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식의 말을 하는 사람은 세상 착한 사람처럼 얘기는 하지만

스스로 선택하기를 꺼려하고 책임을 전가하기도 한다. 함께 들었던 말도 다르게 해석하거나 기억이 안 난다고 하기도 한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선택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요구하고 싶은지 뻔히 알겠는데

논점을 피해. 빙빙 돌려 말하다 결국 통 크게 양보하는 양 선심 쓰듯 결정하고 뒤돌아서서 투덜대고 흉을 보고 다녀서 나를 몹쓸 사람으로 만들어 놓기도 한다.

나는 대화할 때, 특히 일을 할 때는 빠르고 명확하게 의견을 나누고 협의점을 찾으려 한다. 그래서 위와 같은 부류들과 대화를 하면 속병이 생길 지경이다.


서로의 다름.. 서로의 입징차이..

좁힐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장벽들

어찌 보면 포기하는 것이 서로에게 편한 것이고

어찌 보면 남을 너무 배려하지 않는 것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는 방법 이리라

입술의 30초가 마음의 30년이 된다는 발에 동의하지 않는다.

말투가 선하면 그 결과도 선한가?

어차피 입술의 말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니

마음을 담은 입술의 말과 그에 맞는 행동만이 상대방의 마음에도 오래 머물게 되는 것이다.

선함이 없는 부드러운 말도, 행동 없는 올바른 말도 다 가식일 뿐이다.

내가 옳다는 생각도, 상대가 틀렸다는 생각도 편협한 개인의 판단일 뿐이다.

나와 같은 사람도 상대와 같은 사람도 넘쳐나는 게 세상이다.


착하단 건 비겁한 것이다

욕먹기 싫어서,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서 솔직하게 말 못 하는 건 비겁한 것이다.

정직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미움받을 용기, 비난받을 용기, 왕따 당할 용기,

혹시 우리는 천사병에 걸려 정직할 용기를 잃어버린 건 아닐까?

양보할 마음이 없으면서 양보해놓고 손해 봤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거절할 용기가 없어서 수락해놓고 호구되었다고 원망하는 건 아닐까?


당신이 내가 불편한 만큼 나도 당신이 불편하다.

하지만 그렇게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며 이 험한 세상을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 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