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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한중 Nov 07. 2020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생각한다Ⅱ

바다를 훼손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 ‘상처 입은 바다’(가로림만)를 ‘미래의 바다’로…   


”가로림만", 『서산시와 태안군이 품고 있는 “U"자 형태의 바다로 162km의 해안선 중 서산시가 2/3, 태안군이 1/3쯤 될 것이다. 고파도와 웅도, 우도, 분점도 등 유인도서는 모두 서산시 관할이다.


동양의 나폴리(자연의 도시)라 불릴 정도로 환경가치가 전국 어느 곳보다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이곳은 ‘도다리’의 산란장이자, 세계 5대 갯벌(한국, 미국, 캐나다, 브라질, 유럽 북해 연안) 중 한 곳으로, 굴과 바지락, 가두리, 미역 양식장이 있으며, 낙지, 우럭, 흰발농게, 붉은발말똥게, 칠게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평화로는 땅이요, 물 점박이 표범(천연기념물 제331호)의 서식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0년 이곳을 국가가 ‘가로림만 조력발전 제1후보지’로 결정(2,053m에 수문과 수차 설치)하고, 2012년에 완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제2의 천수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민들 끈질긴 기개로 계획 수립 34년 만에 환경영향 평가서 반려(환경부, 2014년)로 조력발전소 건설계획은 무산되었으며, 이 엄청난 일의 중심에 주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쯤 가로림만은 전기 생산을 위한 터빈이 돌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2016년 정부는 이곳을 ‘국내 최초 해양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가로림만 해양 정원’으로 조성하여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1,000만 명 이상)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2025년까지 2,715억 원(국비 70%)을 들여 「조용한 삶과 휴식의 공간, 체험과 역동적 활동 공간, 화합과 상생발전의 공간」등 “미래의 바다”로 가로림만을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하니 국민 기대가 크다. 


부남호(천수만) 역간척이 실현되면 그 후속사업으로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연결하는 ‘굴포운하’(길이 약 7km/ 아래 도면 참조) 건설도 국가 어젠다로 충분히 검토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 


고려~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530여 년 동안 우리 선조들이 이루지 못했던 굴포운하 사업이 현실이 된다면, ‘수에즈 운하’(지중해와 인도양을 연결, 1869년)와 ‘파나마 운하’(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 1914년)에 버금가는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사업이 될 것이며, 관광자원과 역사ㆍ문화재로서, 물류항만의 중심지로도 우뚝 솟을 것이다.


서해안을 통과하는 모든 대형 선박(화물선, 유조선, 운반선 등)들이 천수만 입구 영목과 효자도로 진입하여, 천수만을 거쳐 북쪽 만대 끝 가로림만(약 170여 km)을 통과한다면 경제적으로도 시간과 엄청난 물류비의 획기적인 절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상상만 해도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 아픔의 ‘천수만’과 상처 입은 ‘가로림만’을 떳떳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바다는 “우리의 미래”라고 한다. 간척 매립, 조력발전소 건설,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 고수온, 남획, 태풍 등 숫한 아픔과 상처에도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천수만과 가로림만은 엄마의 바다이자, 아버지의 바다이기도 하다. 더 이상 바라보고만 있다면 부끄러운 모습일 것이다.


앞으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바다 매립은 가급적  억제되어야 하며, 바다를 오염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더욱 안 되겠다. 수산자원 보호를 위한 불법어업과 바위  방파제 낚시 등 금지는 물론 서식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종패 살포와 경운ㆍ객토 등 어장정화(환경 조성) 사업과 항ㆍ포구 및 바닷가 대청소 등 바다를 살리는 일에도 국민이 동참할 때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부남호 역 간척은 국민으로부터 박수를 받을만한 탁월한 선택이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결실을 맺어야 하며, 대한민국 백년대계를 위해 간월호ㆍ홍성호ㆍ보령호 등 나머지 담수호 3곳도 수질오염이 심각하다면 경제성을 분석하여 장차 바다로 되돌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성과는 막대한 수질개선비용 절감과 주민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바다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가꾸고 보듬고 훼손하지 않는다면 분명 인간에게 풍요로운 자원으로 반드시 보답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바다는 ‘파도의 웅장함과 힘, 기상 그리고 정감 있고 가슴 따뜻한 곳’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쉬고 싶은 곳, 찾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곳, 풍덩 뛰어들고 싶은 곳...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바다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여간다면 바다는 분명 인간의 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바다는 “역사”라고도 한다. ‘바닥’이 억만년 닳고 닳아 ‘ㄱ’ 자를 떼어냈다는 ‘바다’는 오늘도 썰물과 밀물, 아픔과 상처를 감내하며 역사를 써가고 있다. 1980년대 육지화시킨 바다를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일부(호수)만이라도 '바다로 되돌리는 노력'은 국민으로부터 박수받을만한 일이자, 서해의 보고로 21세기 보전하여야 할 가치가 있는 천수만과 가로림만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바다는 자연 그대로 보전되어야 한다는 것]을 '천수만'과 '가로림만'은 알고 있다. 우리 세대가 훼손하고 상처를 주었다면 우리 세대가 복원하고, 치유하여야 할 의무와 책임도 뒤따라야 다.


도도 굽이쳐 흐르는 두 개의 만(灣)을 부끄러움 없이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먼 후일 『우리 선대들은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위해 과연 무엇을 했을까?』 후대들의 물음에 조금이라도 부끄러움이 있다면 지금 살고 있는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지도 모른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  역사의 현장을 가족과 함께 방문해 보는 것도 대한민국의 바다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역사의 현장, '천수만과 가로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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