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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한중 Jul 09. 2021

댓글과 아름다운 세상

따뜻한 한 마디 단어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톡톡 튀는 국민 댓글이 참 지혜롭기만 하다. 『돈 말고 × 가리로 좀 일 해라. / 수입은 그대로인데 세금은 갑절, 세금용 적금이라고 들어야 할 판. / 환불해 주세요. 국×××. /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 ㅋㅋㅋ. / 오버 떨지 좀 마라 코로나 끝났냐?』등 밤하늘의 별들 못지않은 빛나는 문장들이 인터넷상에서 집단지성으로 실시간 공유되고 있는 걸 보면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과 함께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익살스러운 내용들도 많다. [ 댓글 1) 본받겠읍니다. ⇨ 댓글 2) ‘습니다.’로 좀 고치면 안되니? 맞춤법 바뀐 지 30년이 넘었다 ⇨ 댓글 3) 그냥 넘어가요 ⇨ 댓글 4) 안되니? ↬ 안 되니? ⇨ 댓글 5) 넘었다 ↬ 넘었다. 마침표도 못 붙이면서 누굴 지적하니? 온점 붙인 지 500년도 넘었다. ⇨ 댓글 6) 이 와중에도 맞춤법 지적하는 인간은 뭐니? 그래도 다 알아보거든? 요점이 뭔지도 모르면서… ]     



 

긴 내용을 굳이 읽지 않아도 댓글 한 줄로 국민 마음을 표현(전달) 하기도 하고, 읽을 수도 있다. 어느 댓글은 좀 더 고민을 해야 이해를 할 수 있어 두뇌회전에도 도움이 되는 듯하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사실여부를 떠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재미를 더할 때도 있으니, 전파속도는 빠르고 참여자도 많아 댓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때로는 헤드라인만 보고 국민여론이나, 분위기가 궁금해 화면 하단의 댓글로 시선이 갈때도 있다. 어느때는 댓글에서 해답을 찾기도 하니 한 대목ㆍ한 문장도 소홀할 수가 없다. 어느 댓글은 번뜩이는 재치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아요와 답글로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한다. 부도덕하다고 판단되면 댓글로 무거운 책임감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어,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난해 3월인가 디지털 성범죄 n번방(성 착취 텔레그램 채팅방) 운영자가 검거되었다는 소식에 성난 민심이「가해자 n번방회원 모두 강력히 처벌해 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댓글이 무려 5백87만 명으로 국민청원 게시판 개설 이후 최다 참여 인원을 기록하였다고 한다. 국민들의 높은 도덕성이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처럼 댓글은 짧은 시간에 국민들의 마음(힘)을 행동이 아닌, 글로 실현시킬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댓글이라고 모두 착한 글(선플)만 올려져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가짜 신분(직업, 성별 등)의 악플도 많아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악성 댓글을 줄이기 위해 “댓글 모음”이란 이력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본인 또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클릭하면 그동안 작성한 댓글과 답글ㆍ받은 공감과 비 공감수(좋아요, 싫어요) 등을 열람할 수 있다. 네이버는 더 나아가 불쾌한 욕설이 포함된 부적절한 표현의 댓글은 ‘클린 봇’(악성 댓글 필터링 AI)이 자동 감지해 삭제시키는 기능도 하고 있다. 이력제 시행 후 작성자에 의해 직접 삭제되었거나, 규정 위반으로 삭제되는 댓글이 아직도 37%나 된다고 하니 국민의식 수준을 좀 더 높여야 할 것 같다.     



댓글로 인해 고소를 당했다는 어느 악플러는 조사를 받으면서 자괴감과 굴욕감, 심리적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고소를 당해보니 그동안 별생각 없이 악플을 올렸던 행동이 후회스러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절대로 악플은 남기지 않겠다.’라고 했다고 한다. 국민 누구나 악플을 달 권한은 있지만, 억제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지난 2007년 민간단체로 설립된 “선플달기 운동본부”가 있다. 참신한 내용과 따뜻한 인터넷 공간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온ㆍ오프라인 모두 참여하고 있는데 『온라인 선플달기 봉사활동으로, 악플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홈페이지ㆍ블로그ㆍ기사ㆍ게시판 등에 칭찬ㆍ격려ㆍ위로ㆍ감사ㆍ사과ㆍ용서ㆍ화해의 선플을 달아주고, 인터넷 이용자들에게는 건전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악의적인 댓글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피해를 주는지를 알리고 있다. 


오프라인 활동으로는, 심각한 악플의 피해 현황과 선플운동의 필요성을 시민들이나 친구들에게 알리는 거리 캠페인 활동(피켓팅, 서명받기 등)과 하급생들에게 선플 운동의 목적과 악플 폐해를 교육하는 선플 교육봉사활동 등을 병행』하는 등 밝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분들의 손길이 아름답다.     




국민(네티즌)들의 활발한 SNS 활동(댓글 참여 등)을 막을 수는 없다. 다양한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는 절대 보장되어야 하며, 긍정적인 생각이 세상을 바꾸듯 ‘단점부터 찾아야지’ 하면 모든 것이 나쁘게만 보일 수 있다. 이웃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힘든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선플로 맑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최근에는 언론뿐만 아니라, SNS(카톡, 페이스북, 밴드, 문자, 메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를 보내거나, 댓글을 달았음에도 표시(반응)가 없으면 보낸 사람이나, 댓글을 단 사람을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해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느끼는 모멸감은 상당하다고 한다. 




우스갯소리인지는 몰라도 악플보다 무서운 건 ‘무플’(무반응)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읽기만 하고 무시해버리는 ‘읽씹’과 아예 읽지도 않고 무시하는 ‘안읽씹’이 그 대상이라고 한다. 아무튼 심심풀이나, 재미 삼아 올린 악플 하나가 상대방에게는 ‘온라인 학대’가 될 수도 있으니, 이왕이면 따뜻한 말 한마디(선플)로 상대방에게 큰 힘과 용기를 준다면 효과적일 것 같다.


인간은 베풀며 살아야 한다. "돈"이나 "물질"이 아닌 [시간과 손길, 행동, 경험, 재능, 말과 글]까지 가진 것 이상으로 베푼다면 세상은 아름답고, 사회는 건강할 것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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