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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한중 Jun 18. 2021

플라스틱,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플라스틱 제로 웨이스트는 생활 속실천에서부터시작된다.

 

지난 4월 시장에서 구입한 바닷물고기(아귀) 뱃속에서 플라스틱(페트병)이 나왔다는 믿기 어려운 동영상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라와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바다(해양) 쓰레기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물고기의 뱃속에서까지 플라스틱, 라면 봉지 등 쓰레기가 나오는 것은 정말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쓰레기 문제는 바다만의 일이 아니다. 육지는 더욱 심각해 우리가 사용하고 버리는 쓰레기 배출량은 매년 늘어나는데 비해 전국의 생활폐기물 공공 매립지(215곳)는 포화상태로 쓰레기 묻을 땅이 턱밑까지 차올랐다고 한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는 수거가 되어도 재활용 처리업체에서 조차 외면하고 있어 갈 곳을 잃었다고 하니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플라스틱 제로를 향한 첫걸음’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플라스틱 없는 사무실 만들기, 플라스틱 용기의 재생원료 전환, 재활용 플라스틱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 과대포장 줄이기]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책의 실효를 얻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플라스틱 생활쓰레기는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무려 70%나 증가한 반면, 코로나19가 발생된 지난해부터는 일회용 포장용기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 배달되는 용기 대부분이 플라스틱 재질이다 보니 그 심각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뛰어난 내구성과 가변성(可變性)으로 ‘인류의 축복, 기적의 소재’라고까지 불리던 플라스틱이 언젠가부터 생활 깊숙이 자리해 인간을 위협하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 20% 감축과 재활용 비율을 70%로 높여 ‘2050년 탄소중립’(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온실가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일) 선언을 목표로


플라스틱 발생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국민으로부터 공감과 동참(지지)을 이끌어 세계 3위의 플라스틱 폐기국(Science Advances 자료, 2020.1월)이라는 오명(汚名)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플라스틱 사용량은 매우 높아, 2017년에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원료 사용량은 벨기에(1위, 170.9kg), 대만(2위, 141.9kg)에 이어 세계 3위(132.7kg)를 기록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5㎜ 미만의 플라스틱 입자(조각)로 치약, 세안제, 화장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알갱이가 대표적으로,


오늘날 생활필수품인 스마트폰에서부터 케이스, PC와 자판기ㆍ마우스, TV와 리모컨, 신용카드, 볼펜과 사인펜ㆍ플러스펜, 화장품과 비닐봉지ㆍ의류ㆍ운동화ㆍ안경렌즈ㆍ각종 가전제품ㆍ장판ㆍ단열재ㆍ타이어 분진, 어업용 그물 등


우리가 사용하는 것들 중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모두 플라스틱 재료로 우리 생활 곳곳에 상존하고 있지만,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2004년에서야 학계에 미세 플라스틱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하였다고 한다.


2014년부터는 그 심각성이 알려지기 시작해 유엔 환경계획(UNEP)은 미세 플라스틱 오염을 전 세계 10대 환경문제 중 하나로 발표하였다고 하는데, 5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이옥신ㆍ퓨란 등 독성이 높은 물질들을 배출하기 때문에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을 소각하는데도 애로가 많다고 한다.     




지혜로운 한국인들은 ‘플라스틱 안 쓰고, 안 버리기’ 등 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배달음식 시킬 때 ‘1회용 용기는 빼주세요’ 선택하기, 가방에 비닐봉지 넣고 다니다가 구입한 물건 담아오기 등)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면서 동참을 호소하지만,


플라스틱이 주는 편리함에서 벗어나기란 녹록하지 않은 것 같다. 인간을 중독시키는데 가장 큰 원인물질인 ‘1회 용품 사용’ 이야말로 가장 먼저 우리 주변에서 ‘버려야 할 대상‘이 되어야 함에도 실행에 옮기는 일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비닐을 뜯거나 플라스틱 병의 뚜껑을 여는 매우 사소한 것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고, 각종 제품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뜯을 때조차도 미세 플라스틱이 만들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지만, 플라스틱 발생량은 늘어나는 반면 재활용률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계 각국이 미세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것이며, 우리 국민들도 자발적인 미세 플라스틱 감축 노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너와 내가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 모두 판매 및 사용 자체를 줄이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앞장서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ㆍ과대포장제품 소비 및 세탁소 옷 비닐사용 줄이기, 포장 안 한 상품 구매하기] 등 줄이는 일에 함께해야 한다.


음식물과 일반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분리하여 처리하듯 국민들의 절대적인 참여와 실천이 없으면 정책의 정착(定着)은 요원(遙遠)하다.


늦은 감은 있지만, 국가는 첨단시대에 빨리 썩고 무해한 플라스틱을 대체할 신 재료를 개발하는 등 "탈-플라스틱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집단지성을 국민들로부터 모으고, 정부 정책에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어느 초등학생의 말이다. [플라스틱 사용해야 합니다. 플라스틱이 없으면 코로나 19 방역을 못합니다. 학교에 등교하면 책상 위에 가림 막도 플라스틱인데 사용을 안 하면 친구들이 코로나에 걸릴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작은 생각에도 귀를 기울여, 우리모두 [플라스틱의 편리함에서 이제는 거부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이룰수 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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