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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한중 Aug 27. 2021

'오징어'와 '꼴뚜기'는 먼 - 친척?

'오징어'와 '꼴뚜기'는 같은 핏줄이  아닌 먼-친척 뻘쯤 된다고?


결론부터 말하면 [오징어와 꼴뚜기]는 가족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크기만 다를 뿐 외형상으로는 비슷해 “꼴뚜기”를 ‘작은 오징어’ 또는 ‘오징어 새끼’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징어와 전혀 다른 종으로 오징어의 자식이 아니다.


즉, 꼴뚜기는 꼴뚜기로 '대형 꼴뚜기'"한치"(동해안에서는 화살 꼴뚜기, 제주도에서는 창 꼴뚜기라 부름), '소형 꼴뚜기'(몸통 길이 10cm 이하)를 "꼴뚜기"라고 한다. “오징어”는 ‘살오징어’의 방언이며, 본명은 ‘피둥어꼴뚜기’다.


다만, 새끼 오징어를 ‘총알 오징어’ 또는 '한입 오징어'라고 부르는데 15cm 이하의 어린 오징어는 잡거나, 별도의 상품명으로 판매 등 유통해서는 안 된다.


아무튼 유사한 생김새 때문에 이 두 종류는 같은 것 같으면서 다른, 닮은 것 같으면서 닮지 않은 바닷물고기다. 큰 차이라면 눈에 사람의 눈꺼풀과 비슷한 막이 있으면 꼴뚜기이고, 없으면 오징어로 이해하면 된다.


또한 몸통ㆍ머리ㆍ다리 세 부분으로 나뉘며, 몸통은 생식기관과 내장 그리고 먹물주머니와 지느러미가 들어 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사실과 다른 내용들도 소개되고 있어 자칫하면 잘못 이해하기 쉽다.  




    

[오징어]하면 동해안의 대표 수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서해안의 대표 어종으로 자리매김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바다 수온 상승으로 인해 매년 6월 말이면 동해안의 오징어잡이 어선(근 해채 낚기)들이 머나먼 항해시간에도 불구하고 정반대 편(서쪽)의 태안반도(안흥항)로 몰려들기 시작한다.


여름철에는 동해안보다 서해안 오징어 위판물량이 더 많다고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주로 7월 초부터 9월 중순경까지 약 70여 일간 조업이 이루어지는데 격렬비열도 해상으로 이동하는 난류성 어종인 서해안산 오징어를 포획하기 위해서다.


오징어는 전 세계인들은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대표적인 해양생물(수산물) 중의 하나로 코로나19 사태에도 어획량은 늘고 소비는 원활하다니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오징어가 효자 물고기다.





[꼴뚜기]는 주로 서ㆍ남해안에서 생산되는데,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오징어와 다르다고 한다.


겨울바다의 진객으로 초보 낚시꾼들에게 사랑받는 어종으로 ‘호래기’(사투리)라는 이름으로 많이 부르는데, 볼품없고 가치가 적은 물고기로 인식되어서 인지 꼴뚜기에 관한 어원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우나, 속담으로는 단연 최고로 민폐스러운 캐릭터로 자주 등장한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동료들에게까지 폐를 끼칠 때 흔히 사용하는 말로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를 비롯해서 자기 소신 없이 남이 하니까 덩달아 따라 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망둥이가 뛰니까 꼴뚜기도 뛴다.’든가,


좋은 기회는 늘 있는 게 아니다 는 뜻의 ‘장마다 나오는 꼴뚜기가 아니다.’ 그리고 사업에 실패하고 보잘것없는 장사를 시작할 때도 ‘어물전 털어먹고 꼴뚜기 장사한다.’는 등 꼴뚜기는 다양한 비유의 대상이다.


여기에다 멸치볶음을 먹을 때나, 멸치가 담긴 박스를 열어보면 빠짐없이 꼴뚜기가 몇 마리씩 발견되는데 이런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갖게 하는 것 같다.




      

‘꼴뚜기와 오징어’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 모르는 것들이 더 많다. 이들은 두족류로 실험쥐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간 질병연구에 도움을 주고,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이던 시절 오징어는 주요 수출품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과, 


오징어와 꼴뚜기(한치, 갑오징어 포함)를 '십 완류'(다리가 10개), 낚지(주꾸미, 문어 포함)를 '팔 완류'(다리가 8개)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완'은 '팔'을 가리키므로 정확하게는 '팔'로 불러야 맞는 표현이지만, '다리'라는 말로 널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오징어와 꼴뚜기는 10개의 팔 중에서 8개는 짧고, 2개는 긴데 촉수 또는 촉완이라고 하며 평소에는 몸속에 숨기고 있다가 주로 먹이를 사냥하거나, 교미할 때 상대방을 싸잡는 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암수 구별은 무늬로 판별할 수 있는데 얼룩말처럼 줄무늬가 눈에 띄게 드러나면 수컷이고, 점박이 또는 구름무늬면 암컷인데 물 밖으로 나오면 무늬가 흐려지기 때문에 구별이 어렵다.


대형 꼴뚜기라고 하는 한치는 ‘다리가 한 치(3.030cm)밖에 안 된다.‘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제주도가 주 산지로, 도심의 주점 등에서는 만나는 한치는 베트남 산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오징어는 구우면 가로로 돌돌 말리는 성질이 있으며, 가로로만 찢어지는데 이는 가로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꼴뚜기(대, 중, 소)

     

꼴뚜기는 법령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오징어는 포획ㆍ채취금지기간(4월 1일~5월 31일까지)과 금지체장(15cm 이하)이 설정되어 있으니 관계법령 준수는 국민의 의무다.


무더운 여름날 생선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인 오징어가 어느 날 인간의 욕심으로 명태처럼 우리나라 연안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니 수산자원관리에 함께해야 한다.


천연 산란장이자, 무한한 사료창고의 역할을 하는 바다를 체계적으로 가꾸어 수산동식물의 낙원으로 조성하고, 그 낙원을 황금어장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몫일 수도 있다.

     

꼴뚜기 알


어느덧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향기롭다 못해 달콤하다. 그렇게도 길게만 느껴졌던 여름이 가는 것이 전혀 아쉽지가 다.


그렇지만 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있기에 서해바다 격렬비열도 해역으로 금빛 찬란한 오징어가 올라오고, 들녘의 온갖 곡식이 영글어 가을에 수확의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가는 여름과 함께 오징어도 떠날 것이다. 지만 바다는 다시 꼴뚜기가 찾아온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라고 하는 원리와 법칙인 것이다.


어느 누군가에는 생선 같지 않은 [꼴뚜기와 오징어] 일 수도 있겠지만, 바다에서는 풍성하게 효자 물고기로 어느 지역에서나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수산물로 오래도록 각광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오징어'야, '꼴뚜기'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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