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한중 May 01. 2023

3게 3색 '꽃게, 돌게, 참게'


‘맛(味)과 멋(美), ‘빛(色)’이 조화로운 [꽃게, 돌게, 참게] 등 3게 3색이 있다. 


3게는 갑각류로 몸 바깥쪽이 단단한 껍질로 덥혀 척추동물의 뼈대 역할을 하는데 안쪽은 근육과 기관이 붙어있다. 탈피(껍질을 벗음)하며 성장을 한다. 


삼색(색깔/ 등딱지 기준)은 ‘꽃게’는 푸른색(뒤집었을 때 흰색)을 띠지만, ‘돌게’는 보라색(돌 색상인 것도 있음) 계통이면서 바탕(배 쪽)은 약간 붉은색을 나타내는데, ‘참게’는 황토색 계통을 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열이 가해지면 모두 붉은(사람에 따라 주황)색으로 변한다. 그 이유는 게 껍데기 속의 붉은색을 띠는 지용성 색소가 열에 의해 단백질과 분리되면서 본연의 색을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리는 좌ㆍ우로 각각 5개씩 모두 10개고, 옆으로 걸으며 창자가 없는 것이 특색이다. 


우리가 ‘알’이라고 하는 것은 게의 장기(난소)이며, 암(♀)ㆍ수(♂)를 구별하는 방법은 국민 상식이기에 생략하겠다. 



    

[꽃게]는 이름처럼 외모가 비교적 예쁘게 생겼다. 그래서일까 정설은 아니지만, 꽃게인 이유가 ‘꽃만큼 예뻐서, 몸매가 뾰족해서, 익히면 빨개져서’라고 한다. 


충남 일부 지방에서는 ‘꽃 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기막힌 맛에 어떤 음식으로 요리해서 식탁에 올려도 모두 맛있다. 꽃게 장은 물론이고 꽃게찜ㆍ탕ㆍ튀김ㆍ무 젓ㆍ양념 무침과 꽃게 칼국수 등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참 맛나게 먹는다. 특히 꽃게 장은 ‘마파람에 게눈감추듯’이란 속담처럼 밥 한 공기 정도는 순식간에 뚝딱 비워버리는 밥도둑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반면 꽃게와 함께 먹으면 안 되는 과일이 있는데 ‘감’으로 감의 떫은맛을 내는 타닌산이 고단백식품인 꽃게와 만나게 되면 ‘식중독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라고 하는데 과학적인 근거는 찾기 어렵다. 이 밖에도 꽃게와 관련한 이야기는 많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백사장항)에 가면 꽃게 다리가 있는데 인근 남면 신온리(드르니항)와 연결한 다리로 주민이나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백사장에서 점심 먹고, 도보로 다리를 건너가 드르니항에서 저녁을 먹으면 딱 맞는다. 


또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가면 ‘꽃게와 ○○에 빠지다’라는 맛집이 있는데 “간장게장+양념게장+간장새우+꽃게 튀김+꽃게탕” 등 5종류의 꽃게 한상차림이 제일 인기가 있다. 


또 다른 어느 농업회사법인은 법인명을 ‘◌◌와 꽃게’라 정했는데 그 이유가 꽃게가 동분서주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착안하여 붙였다는데 아이디어 착안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것 같다. 판단은 독자여러분의 몫이다.



     

[돌게]는 꽃게의 사촌쯤으로 불리는데 껍질이 엄청 단단하다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집게발은 마치 보디빌더 선수처럼 두껍게 발달 되어 있어 무(압력)는 힘이 무척 강하다. 


성질이 사나워 사람이 잡으려고 다가가면 양 집게발을 포크레인 처럼 쳐들고 경계 태세를 취하기도 한다. 따라서 갯벌 체험 시 돌 밑에 숨어있는 민꽃게를 발견하면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는 경고가 빠지지 않는다. 


반면에 집게발 속살은 살도 많아 꼭 먹어야 하는 부위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칼등(칼날의 반대편)을 이용해서 깨쳐야지 입속에 넣고 깬다거나, 가위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을 ‘돌게’ 한다는 ‘돌게’는, 집게발의 위력이 대단해 학꽁치 같은 물고기는 한 번에 두 동강을 낼 정도라고 하니, 어쩌다 손가락을 물리기라도 하면 장갑을 끼고 있어도 굉장히 아프니 조심해야 한다. 반면에 천적도 없을 것 같지만 사람 이외 자연생태계에서는 새나 불가사리, 문어 등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꽃게와 또 다른 맛을 풍기는 돌게는 지역에 따라서 ‘민꽃게, 박하지(바우지) 또는 무당게, 벌떡게’ 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심지어 민꽃게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수컷이 암컷보다 크며 성장하면서 보라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보라 돌이라는 별명도 있다. 여수에 가면 전국적인 명성의 돌게장 이외에 ‘돌게 빵’이 여수 명물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참게]는 ‘게 중 의게’라고 할 정도로 맛이 가장 좋아 원조 밥도둑이었으나 타이틀을 ‘꽃게’에게 내준지 수십 년이 되었다. 민물 게지만 참으로 신비스러운 게가 바로 참게다. 


바다에서 산란과 부화를 하기 때문에 고향은 바다다. 바다에서 부화한 어린 참게는 성장을 위해 봄철에 다시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민물에서 성장하는데 가을이면 또다시 알을 낳으러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늦가을 서리가 내릴 무렵 사람들은 바다로 향하는 참게를 포획하는데 참게의 생태계는 과학으로 경이롭기까지 하다. 한때는 ‘소 한 마리와도 바꾸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성도 있었다. 


오랜 옛날 내가 어릴 적에 논두렁이나 개울가에서 잡히던 참게가 하굿둑이 체절 되면서 산업화로 강물이 오염되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논에서 서식하던 참게 역시 농약 사용 등 오염요인들로 찾아볼 수가 없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참게 인공부화의 명맥을 이어가는 분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중에서 내가 아는 한 분이 있는데 바닷가가 아닌 충남 청양 산골에서 참게 부화를 위해 활어차를 이용 수십km 떨어진 바닷가를 찾아 바닷물을 퍼 날라다 인공부화를 십 수십 년째 이어가고 있다. 


명○○ 씨인데 지금도 그 업을 이어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열정만큼은 둘째가라면 서운해할 분으로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참게 부화에 열정을 보이는 분이 또다시 있을까? 싶다.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통한 특허 취득도 여러 건… 아무튼 훌륭한 지식인이었다.     


비릿한 것 같지만, 맛이 각기 다른 꽃게, 돌게, 참게 내장 특유의 식욕을 자극하는 압도적인 풍미 때문일까? 사람들은 게를 찾고, 게들은 사람들의 고도화된 입맛에 보답이라도 하듯 열심히 생태계를 유지해 준다. 


본 글에서 소개하지 않은 수많은 게들이 그렇다. [대게, 홍게, 청게, 털게, 방게, 농게, 달랑게, 능젱이] 등…

바닷속 모든 수산 생명체들이 우리에게는 그저 고마운 존재들로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ㅠㅠ




이전 13화 '꽁치'와 '학꽁치'로 살아가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