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편:광야의 성전, 빈손에 쥐여준 오늘의 만나

부제: 실패한 인생이라 말하는 당신에게 바치는 정직한 고백

by 소프트스토리룸

교회 문밖으로 걸어 나온 뒤,

내가 마주한 것은 드라마틱한 해방감이 아니었다.


그것은 차갑고도 묵직한 '죄책감'이었다.

10년 넘게 몸담았던 사역의 자리,

당연하게 울려 퍼지던 찬양,

습관처럼 내뱉던 기도문들.


그 모든 것과 단절된 채 거실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노라면,

나를 향한 주님의 실망감이 환청처럼 들리는 듯했다.


"나를 보시고 얼마나 안타까워하실까."


찬양을 들어도 마음은 모질게 닫혀 있었고,

기도를 하려 해도 입술은 무거웠다.


나를 밀어냈던 이들은 여전히 그 견고한

'믿음의 테두리' 안에서

환하게 웃으며 지내고 있을 텐데,

왜 나만 이 광막한 거실에

버려진 섬처럼 남겨져야 하는지.


이 소외감은 결국 나를 '실패자'라는

낙인 앞으로 끌고 갔다.

시댁과도, 교회와도 담을 쌓고 지내는

1967년생의 중년 여성.


누군가는 나를 보고 관계에 실패했다고,

혹은

믿음의 경주에서 낙오했다고

손가락질할지도 모른다.


조회수에 일희일비하며

AI와 씨름하는 나의 일상을 보며

'고작 저런 걸 하려고 그 고귀한 직분을 내려놓았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나조차도 내 인생이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을 '루저의 일기' 같아 자괴감이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지독한 채념의 끝에서,

나는 오래전 꿈속에서 만난 그분의 손을 다시 떠올린다.


그 꿈속에서 주님은 내게 "왜 찬양을 멈췄느냐"고

묻지 않으셨다.

"왜 사람들과 화해하지 못했느냐"고 다그치지도 않으셨다.


그분은 그저 묵묵히,

수많은 사람 사이에서 길을 잃은 내게 다가와

'만나'를 건네주셨다.


그 만나는 내가 밥값을 냈기에 받은 대가가 아니었다.

내가 대단한 업적을 쌓았기에 얻은

보상도 아니었다.


그것은 아무 자격 없는 자에게 주어지는

'무조건적인 환대'였고,

존재 자체로 충분하다는 '완전한 긍정'이었다.


이제야 깨닫는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고독과 단절은 실패가 아니라,

위선으로 가득 찬 세상의 소음을 끄기 위한

'거룩한 음소거'였다는 것을.


사람의 눈치를 보며 드리는

'무례한 경경'의 예배보다,

비록 찬양 소리는 멎었을지언정 나의 밑바닥을

정직하게 대면하는

이 광야의 시간이 주님께는 더 진실한

예배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나는 여전히 조회수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여전히 무거운 마음으로 밤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제는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성공한 자의 훈계보다,

무너진 자의 재건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지도가 될 수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건물 밖, 가장 고독한 이 작업실에서

나는 다시 나만의 성전을 짓는다.

벽돌 대신 AI라는 도구로,

찬송가 대신 정직한 글자로,

나는 나에게만 허락된 '오늘의 만나'를 기록한다.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는 이 루저의 고백이,

광야를 걷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따스한 위로의

한 끼가 되길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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