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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주보기 Mar 05. 2016

이야기가 있는 사진 만들기...

'제목'이 사진의 스토리를 만든다.

좋은 사진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하나는 공감이 되는 '스토리'가 있느냐 이다.  사진 속에서 이야기를 발견하면 사진은 그냥 구도와 색감이 좋은 이미지에서 '감동'이 있는 작품이 된다. 사진에 '스토리'를 담는 방법 중에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은 주제를 명확히 살리는 '제목'을 적절하게 다는 것이다.     


'제목'은 사진 속 이야기를 명확히 하고, 더욱 부각 시키며, 때론 반전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사진에 감동과 공감을 줄 수 있는 '제목'을 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기록만을 위해 스냅으로 막 찍은 사진들은 그 속에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제목'을 달기 힘들다.  '스토리'보다는 강렬하고 아름다우며 구도가 잘 짜인 이미지로 승부하는 경우엔 굳이 사진에 이야기를 넣기 위한 '제목'을 달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다. 흔히, '무제' 또는 사진에 일련번호 등을 붙이는 경우가 이런 경우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적당한 '제목'을 사진에 붙이는 것 만으로 사진에 '스토리'가 생기며 그 안에서 공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평범한 사진들에 '제목'을 넣어 이야기가 있는 작품으로 태어난 필자의 사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목 : 아저씨 많이 아펐죠?

딸내미가 어렸을적에 현충원에 가서 찍은 사진

딸내미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동작동에 있는 국립 현충원에 간 적이 있었다.  어느 이름 모르는 비석 앞에 앉아서 비석의 글을 유심히 읽고 있는 딸내미를 찍은 사진이다.   "아저씨 많이 아펐죠?"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에 응모하여 수상하기도 한 사진이다.   저 제목이 없었다면... 그냥 평범한 아이 사진일 뻔했던 사진이다.



제목 : 끓어!!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뒤에서 찍은 사진,  동상과 조선일보 사옥간에 구도가 재밌는 사진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조선일보 사옥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동상을 정면에서 찍은 것도 아니고, 뜬금없는 조선일보 사옥이 밑에 배치되어 사진만 봐서는 평작 또는 버리는 사진이지만... "끓어!!"라는 제목으로 시의적절한 이야기가 있는 재밌는 사진이 되었다.



제목 : 소통 !! ... 때로는 말대가리 하고도 대화를 나누는 것

홍대 뒷골목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벽화그림을 찍은 사진이다.

홍대 정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골목길이 있는데... 그 골목의 담벼락에는 참 재밌는 벽화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다. 그중에 하나를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인데... 제목 하나로 소통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었다.



제목 : 자유와 속박

서해안에 있는 '시도'라는 곳에서 찍은 사진

그냥 해변을 무심히 찍다가, 하늘 위로 비행기들이 계속 지나가는 보고... 비행기와 갯벌에 박힌 닻을 함께 찍었다.  마음껏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갯벌에 박힌 닻이 묘한 대비를 이루어서 그 느낌을 더욱 강조하고자 "자유와 속박"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제목 : 토론

동네공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뒷모습

사실, 이 사진 속의 아이들은 정면에 있는 팔각정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 풍경을 걷어내고 아이들의 뒷모습만 강조하여 망원으로 당겼고, 제목을 "토론"이라 달었더니... 진중하게 토론을 펼치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사진 역시 예전 '파란' 블로그의 대문에 선정되었던 사진이다.



제목 : 세대공감

어느 가을날 보라매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는 할아버지와 아이의 모습

쭉 이어진 길에서 할아버지와 아이가 함께 걷는 모습을 망원으로 당겨 찍은 사진이다.  "세대공감"이란 제목으로 할아버지와 아이는 정겨운 정을 나누며 공감하는 모습이 되었다.  



제목 : 내 인생의 가이드

동네 뒷산을 오르내리는 계단이다.  늦은 오후 노출을 계단 난간에 맞춰 사진을 찍었다.

그냥 평범한 스냅사진이 될뻔한 사진이다.  다만, 사진을 찍을 때 난간에 노출을 맞추어 난간이 주제가 되는 사진을 만들고 싶었는데...  "인생의 가이드"란 제목으로 험난한 우리 내 인생에 힘이 되는 가이드가 있음을 이야기하는 사진이 되었다.



제목 : 마음이 흔들리다.

구리 코스모스 공원에서 새벽에 찍은 사진

구리 코스모스 공원에서 새벽에 찍은 사진인데... 빛이 적고 바람이 불어서 피사체인 코스모스가 마구 흔들린 사진이다.  일반적으로 그냥 버려야 할 사진인데... 제목을 "마음이 흔들리다"라고 달았더니... 당시 필자의 마음의 모습을 여과 없이 담아낸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 되어 버렸다.




사진에 '제목'을 다는 것은... 사진사가 사진에 의도를 넣는 작업이다.  사진에 의도를 넣을 때는 사진을 찍는 순간에 결정이 되는 경우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찍은 사진을 정리하면서 의도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혹시, 이미 지나서 잊어버린 사진이 있다면... 그 사진을 다시 한번 꺼내 보자.  그리고  "제목"을 달아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  어느새 사진은 나의 작품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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