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지 않으면 망친 사진, 의도하면 작품...
'할레이션 (halation)'이란 단어를 백과사전에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진 감광 재료의 감광층을 투과한 빛이 감광층과 지지체의 경계면이나 지지체의 이면에서 반사하여 다시 감광층에 입사하여 감광시키는 현상. 빛이 최초에 입사한 위치와 다른 위치를 감광시키는 셈이 되므로 특히 강한 빛이 쬐인 영역의 주변을 바라게 한다. 할레이션을 방지하려면 감광층과 지지체 사이, 혹은 지지체 뒷면에 할레이션 방지층을 설치하여 감광층을 투과한 빛을 흡수시킨다.
[네이버 지식백과] 할레이션 [halation] (화학용어사전, 2011. 1. 15., 일진사)
복잡해 보이지만, 필름에 너무 강한 빛이 들어가서 색깔이 바래 져 버린 상황을 이야기한다. 찍은 사진을 망쳐다는 의미다. 의도하지 않게 빛이 필름에 과도하게 들어감으로써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없을 때의 상황이다.
그런데, 사진을 찍을 때 이러한 '할레이션' 상황을 일부러 의도하는 경우가 있다. 이미지 전체에 빛이 번지 개 해서 왠지 따뜻한 느낌의 사진을 만들려고 할 때이다. 보통 광고 사진에서 많이 쓰이기도 한다.
가끔 '할레이션' 효과를 렌즈에 빛이 들어와 생기는 '플레어'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으나... '플레어'는 렌즈에 맺힌 빛 번짐 효과로 좀 더 강한 느낌의 들지만, '할레이션' 효과는 이미지 전체에 은은하게 빛이 번진 느낌이 들어 분명 서로 차이가 있다.
의도된 '할레이션' 효과로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의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과 필요한 기술이 있다. 일단, 야외에서 촬영할 경우 태양빛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흐린 날은 '할레이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 태양빛이 있는 맑은 날이 필요하다. 또 하나 한낮에는 태양빛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부드러운 빛의 효과를 만들어내기가 힘들다. 때문에 태양빛이 부드러워지는 오후 4시 이후에 촬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맑은 날, 오후 4시가 '할레이션' 효과를 만들어내기 가장 적합한 조건이다.
그다음에 카메라 설정을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평소보다 빛을 좀 더 많이 흡수하기 위해 노출 보정을 +1 또는 +2 정도 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색온도는 따스한 느낌을 주기 위해 '구름이나 그늘'로 표시된 부분을 선택하면 되고, 조리개는 가능한 개방하며 빛이 쉽게 들어오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피사체가 밝은 빛 때문에 시커멓게 날아가는걸 방지하기 위해 스팟 측광으로 인물의 얼굴을 기준으로 노출을 맞춘다.
1. 노출보정 +1 또는 +2
2. 스팟측광으로 촬영
3. 색온도는 '구름이나 그늘'
4. 조리개는 가능한 개방
사실, '할레이션' 효과나 '플레어' 효과나 의도하지 않을 경우 망친 사진의 대명사가 된다. 그래서 카메라나 렌즈를 만드는 회사들은 이러한 효과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술이며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효과들을 일부러 의도하는 경우 느낌 있는 작품 사진으로 만들 수도 있다.
사진뿐만이 아니다. 우리 인생에서 의도되지 않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이럴 때 우리는 당황하며 실망스러워한다. 하지만, 이런 모든 일들을 우리가 의도하는 새로운 의미도 받아들인다면 우린 우리 인생에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힘들일이지만, 마음먹기 나름이다.
인생에 의도되지 않는 수많은 일들에 당황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우리가 의도하는 새로운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어떨까? 쉬운 일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