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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Feb 08. 2021

벌금 내며 배우는 독일의 교통법규

주차금지 구역에 유의할 것

 보통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입학 전 가장 많이 운전면허를 따는데, 나는 빠른 생일이라 대세에 동참할 수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고는 바로 기숙사가 있는 회사에 입사를 했고, 서울에서 일을 할 때도 대중교통만 타고 다녔으니 면허라는 게 필요가 없었다. 독일로 이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면허를 딴 후 2년쯤 묵혀놓았고, 지인이 연수 겸 종종 운전을 봐주기도 했지만, 독일에 와서야 제대로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독일은 한국에서 딴 면허를 별도의 시험 없이 그대로 인정을 해 주는데, 그래도 몇 가지 차이는 있다. 늘 오른쪽에 있는 차가 우선권이 있고, 한국과 다른 교통 표지판도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이런 표지판인데,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구글에 독일의 도로표지판에 대해 검색해서 공부를 해야 했다.


주차금지 구간의 중간이라는 의미

 

 이사를 하고 동네에서 계속 운전을 하게 되면서 곁눈질로 독일의 운전 매너에 대해 배운 부분도 있었다. 가령 원형교차로에서는 먼저 진입한 차가 항상 우선인데, 빠져나올 때는 기다리는 다른 차를 위해서 우측 깜빡이를 통해 내가 곧 교차로에서 나간다는 것을 미리 알려준다는 것. 그리고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가 무척 많지만, 누군가가 건너려고 하면 무조건 속도를 줄여 멈춰주는 것. 다른 차량이 잘못했거나, 앞차가 신호를 못 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클락션은 쓰지 않는다는 것도.

 이렇게 대체로 운전자들이 서로 배려하는 편인데,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거주자 주차구역 근처에서 반대편에서 오는 아저씨가 나에게 클락션을 울렸다. 너 뭐냐 운전을 왜 그따위로 해?라는 눈빛은 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곰곰이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이사하고 일주일 간 일방통행로를 반대로 들어갔던 것. 표지판이 부착된 위치가 익숙하지 않아서 미처 보지 못하고 실수를 했는데, 괜히 알려주지 않은 네비를 탓했다.


 하루는 집에  늦게 도착했더니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주차 구간 선이 끝나는  바로 뒤에 붙여서 주차를 했었다. 다른 차들도 주차하니까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10  넘어서 나갔더니 '당신은 주차를 절대 해서는 안될 곳에 했습니다'라는 무지 강력한 멘트의 주차 딱지가 끼워져 있었다. 아침 8시에 이걸 올려놓고   확인하고서야 이렇게 주차하는 차들은  일찍 출근하는 차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로도 2  주차 딱지를 받았는데,  번은  뒤꽁무니가 주차구간 선을 약간 넘어가서였고 (다른 자리가 없었다.) 다른  번은 어처구니가 없게도 거주자 주차증이 안으로 살짝 들어가서, 차량 번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반박할  없게도 정말 그날따라 차량 번호가 보이지 않게 올려져 있었고, 꼼짝없이 벌금 15유로를 이체했다. 혹시나 독일에서  운전을 시작하는 분이 계시다면  'Parkverbot', 'Ausfahrt freihalten' 이런 표지판이 붙어있는 곳에는 절대로 주차하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경우에는 단순히 벌금을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차가 견인될  있기 때문에.


 어쨌든 그 후로부터 늦은 시간에 집에 오게 되는 일을 피하게 되고 (주차할 곳이 없으니까), 주차선 밖으로 차가 조금이라도 튀어나오지 않도록 주차하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다. 둘 다 자신이 없는 경우에는 하루에 10유로인 근처 주차장에 주차해버린다. 다음에는 꼭 주차장이 있는 집으로 이사가고야 말겠다 기약 없는 다짐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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