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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 아성에 도전하는 신작들

by 조하나


2025년 8월 넷째 주 극장가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라는 거대한 태풍의 영향권 아래에 있습니다. 개봉과 동시에 시장의 모든 관심을 흡수한 이 작품의 독주 체제에, 이번 주 할리우드 속편부터 세계 유수의 예술 영화까지 다채로운 신작들이 도전장을 내밉니다. 이러한 경쟁 구도는 단순히 박스오피스 순위 다툼을 넘어, 현재 영화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변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금주의 도전자들: 스크린에 오르는 새로운 이야기




<노바디 2>

2021년 깜짝 흥행에 성공한 <노바디>의 속편으로, 밥 오덴커크가 다시 주연을 맡았습니다. 전편의 ‘원맨 아미’ 콘셉트에 열광했던 성인 남성 관객층을 정조준한 작품으로, 강렬한 액션 연출로 정평이 난 티모 차얀토 감독을 기용해 액션의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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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키 프라이데이 2>

2003년 히트작의 명맥을 잇는 속편으로, 제이미 리 커티스와 린제이 로한이 22년 만에 재회합니다. 원작을 보고 자란 밀레니얼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대의 가족 관객까지 포섭하려는 디즈니의 안전하고 폭넓은 전략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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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메종 파리>

일본의 톱스타 기무라 타쿠야와 K팝 스타 옥택연이 함께 출연하는, 동명 인기 드라마의 영화판입니다. 두 배우의 스타 파워와 ‘음식’이라는 보편적 소재를 결합하여, 천재 셰프가 미식의 본고장 파리에서 미슐랭3스타에 도전하는 뜨거운 여정을 담았습니다. 20~40대 여성 관객과 일본 콘텐츠 팬덤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이번 주 가장 의외의 흥행 복병이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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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예술 영화: 세계 각국의 다채로운 시선



<너는 나를 불태워>

아르헨티나의 마티아스 피녜이로 감독이 연출한 2024년 작품입니다. 이탈리아 작가 체사레 파베세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64분 분량의 드라마로, 제7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인카운터 부문에 초청됐죠. <씨네21>은 이 영화를 “다른 매체, 다른 언어의 경계를 감각게 하는 번역 실험”이라 평하며 10점 만점에 7점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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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

중국 우랑 감독의 2023년 작 드라마로,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 차이밍량의 페르소나로 유명한 배우 이강생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10년의 수감 생활을 마친 남자가 옛 연인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애쓰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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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신작들의 다채로운 라인업은 역설적으로 한국 영화 산업이 처한 위기와 변화를 드러냅니다. 2025년 상반기 극장 전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3% 이상 급감하는 등 국내 시장은 심각한 수익성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귀멸의 칼날>과 같은 초대형 이벤트 영화가 아니면 극장을 찾는 대신 OTT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악마가 이사왔다>와 같은 국내 중저예산 영화들은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K-시네마’라는 브랜드는 해외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고, 이창동 감독이 넷플릭스와 신작을 준비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2025년 8월 넷째 주는 극장 상영이 점점 더 ‘이벤트 중심’의 비즈니스가 되어가고 있으며, 중간 규모의 영화 시장은 위축되고, 콘텐츠 창작자들은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관객을 찾아 나서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한 주입니다. 이 거대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각자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작품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한국 영화의 미래를 가늠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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