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손을 뻗는 곳, 잠들기 직전까지 시선을 놓지 못하는 곳. 우리 손 안의 작은 사각형, 스마트폰 화면은 어느새 세상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그 작은 창을 통해 우리는 온 세상과 연결되고, 지구 반대편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며,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습니다.
이토록 눈부신 연결의 시대에, 우리는 어째서 더 깊은 고독을 느끼는 걸까요? 어쩌면 우리는 이 작은 화면에 ‘세상’이라는 너무나 거대한 액자를 걸어두고, 정작 그 안에 비친 우리 자신의 모습은 들여다보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손가락을 한번 움직일 때마다 펼쳐지는 세상은 잘 꾸며진 ‘행복 전시회장’과 같습니다. 근사한 휴양지에서의 여유로운 미소, 보기 좋게 차려진 음식, 성공을 증명하는 기념사진들. 타인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흐릅니다. 드라마 <블랙 미러>의 한 에피소드, ‘추락’ 속 풍경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행동이 별점으로 평가받고,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억지 미소를 지으며 완벽한 모습을 연기하는 주인공의 삶은, ‘좋아요’ 개수로 나의 가치를 증명받고 싶어 하는 우리의 모습과 서글프게 겹쳐 보입니다. 이처럼 편집된 행복과의 무한 경쟁 속에서 우리는 쉽게 지치고, 때로는 스스로를 무가치하게 여기는 ‘자격지심’의 늪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조용한 울림을 줍니다. “만일 그대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한다면, 그대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다.” 행복이 타인과의 비교 우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내 안의 기준과 만족에서 비롯된다는 이 낡고도 영원한 지혜를 떠올려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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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쓴 문장이 당신에게 가 닿기를|출간작가, 피처에디터, 문화탐험가, 그리고 국제 스쿠버다이빙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