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옆에는 아무도 없을 수도 있다.
지난 9월 13일 토요일 주말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는 평산마을에 다녀왔다는 이낙연이 자신의 SNS에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문재인 내외와 이낙연 내외가 마주 앉아 함박웃음을 짓는 사진이었다.
나는 이 기괴한 모습에 잠시 멈춰 섰다. 온 국민이 지금까지도 수습하느라 고생 중인 12.3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전 대통령이자 현 내란수괴 피의자 윤석열에게 정권을 내어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그 정부의 일등공신인 전 총리 이낙연, 게다가 현재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에서 나오고 있는 삼부토건, 서희건설, 하이브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으로 조만간 특검의 소환장이 날아들 두 문제적 인물이 마주 앉아 순수하게 웃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를 끌어내린 국민의 촛불혁명과 '노무현의 친구'라는 타이틀을 지르밟고 대통령이 된 문재인은 모두가 바라던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회개혁 그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 분열과 갈등을 깊게 만들며 무책임하고 무능한 모습만 보였다.
이낙연 역시 무능하고 권위적인 문재인 정부의 일등공신 총리로 호가호위하다가 이후 이재명을 질투한 나머지 대장동 의혹을 터뜨리고,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자 혐오정치나 일삼는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손을 잡았다가, 결국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 내란 세력 김문수 지지를 선언하고 공동 정부 구성까지 천명했던 철딱서니 없는 피해의식과 열등감에 가득 찬 기득권 적폐 세력이다.
그런 두 인물이 마주 앉아, 자신들 또한 일조한 12.3 불법 비상계엄으로 탄핵된 윤석열로 인해 볼펜 한 자루도 없이, 인수위도 없이 일을 시작한 이재명 정부의 잔칫날,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이 있었던 9월 11일로부터 겨우 이틀 후, 정치적 셀카나 다름없는 사진을 찍어 세상에 공개한 것이다.
문재인과 이낙연의 정치적 셀카 한 장엔 촛불혁명에 담긴 국민의 염원에 대한 배신과 역사적 책임의 망각이라는 기괴한 정치극이 숨어 있다. 이 사진은 결코 공개되어서는 안 됐다.
정치의 8할은 타이밍이다. 이낙연과 만난 시점과 사진 공개의 타이밍의 의미를 읽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기득권과의 타협으로 일관했다. 특히 검찰개혁은 처참하게 실패했으며, 오히려 윤석열이라는 검찰 권력의 화신을 스스로 키워주는 결과를 낳았다. 문재인은 이재명 정부 역시 내란 척결과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려는 게 아닐까?
국민의 반응이 심상치 않자 문재인은 언제나 그렇듯 책임을 회피한다. "자신은 모르는 일인데 이낙연이 허락 없이 사진을 공개한 것"이라며 비겁함을 드러낸다. 이는 실수가 아니라,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한 태도의 발현이다. 국민이 겪은 혼란과 고통, 그리고 이재명 정부가 폐허 속에서 힘겹게 국정을 운영하는 현실 앞에서, 전임 대통령이 보여야 할 모습은 결코 희극이 될 수 없다. 평산의 웃음소리는 내란의 상처 위에서 울려 퍼지는 공허한 메아리이며, 이는 촛불의 열망으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시민들에 대한 명백한 기만이다.
문재인은 자신의 실책으로 탄생한 윤석열 괴물 정권이 일으킨 헌정 유린 사태의 가장 큰 책임자 중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역사적 책무가 있다. 그러나 그는 성찰과 자숙 대신, 내란 세력과 연대했던 이낙연과 웃으며 사진을 찍는 정치적 행보를 선택했다. 이것은 원칙 없는 정치 공학의 전형으로 여전히 문재인의 정무 감각이 미천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가 윤석열 정부에 정권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국민에게 주지 시킨다. 제 손해다. 문재인은 자신과 궤를 같이 했던, 그러나 개혁에 실패하고 분열의 씨앗을 뿌렸던 인물을 만남으로써 이재명 정부의 개혁 동력을 약화시키고 당내에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번엔 부디 그가 한 번도 지지 않은 정치인으로서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기 반드시 지기 바란다.
그리고 기득권 패거리 친목질 정치 안 하는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을 우습게 보지 말길 바란다. 문재인, 당신은 벌써 잊었겠지만, 국민은 노짱이 어떻게 떠났는지 잊지 않았다.
평론가 정윤수가 페이스북에 남긴 일갈이 인상적이어서 여기에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