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느리지만 결국, 옳은 방향으로 간다.
어찌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기회로 우리는
민주공화국에 보장된 개인의 자유를 역이용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체제를 말살하려는 반국가세력을
피아식별할 수 있게 되었다.
안보에 무능한 대통령이 ‘전쟁광’ 참모들에 둘러싸여
‘왕 놀이’를 한 것이다.
제2의 박정희와 전두환을 꿈꾸던 그의 실상은
군 미필에 ‘부대 열중쉬어’도 한 번 제대로 못 하는
무능력하고 위험한 군 통수권자에 지나지 않았다.
경제적 위기는 민주주의가 취약해지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높은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은 정치에 회의감만 높이고,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경제적 박탈감이 커진 사람들은
정치와 사회에 불만을 품기 시작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중의 일부는
급진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극우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것은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기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윤석열과 정부, 그 자체란 사실이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12.3 불법 계엄선포로
대한민국은 수백조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내란 사태 이후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원 달러 환율은
2025년 2월 4일 기준 1,463원을 기록하고 있다.
파시즘의 수장 윤석열이 직접 경제를 망치고,
그 경제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노인 극빈층이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본성은 자신이 불안하고 연약하다고 느낄 때
강인하고 과격하고, 심지어는 폭력적인 이미지를 가진 세력의 편에 서고 싶어 한다.
자신이 피해자라는 걸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과 연대해 시스템을 고치려 시도하기보다
차라리 힘 있고 극악무도한 가해자의 편에 서서
자신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듯한 착각에 빠져
거기서 위안을 얻고 기괴한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윤석열이 손에 ‘王’ 자를 쓰고 대선 토론에 나와
“대통령이 반드시 ‘RE100’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데도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대통령 후보 배우자가 주가조작, 논문·학력 및 경력 위조 등 각종 범죄에 연관되었고,
“내가 정권 잡으면 모두 가만 안 둬”라고 분명히 경고하는 ‘7시간 녹취록’이 공개되었는데도
대다수의 언론과 대중은 “여자가 대장부처럼 시원시원하다”라며 추켜세웠다.
집단 내에서 폭력이 정당화되면,
그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정당화되고 용납 가능한 것으로 인식돼
‘동조 효과’를 불러올 위험이 크다.
나치에 희생된 600만 명이 넘는 유대인 학살도
처음엔 소수의 폭력과 살인으로부터 시작됐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라는 소문으로 시작된
간토 지진 조선인 대학살의 피해자가 바로 우리였다.
일제강점기, 그 끔찍한 일본의 민족주의와 파시즘에 희생된 피해자였던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해방 후 지난 80년 동안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살아온 것인가?
사이비 종교와 결합한 정치 세력은 반공사상을 기반으로
전통적 가치관, 즉 반동성애, 반페미니즘을 더해 혐오 정서를 강화한다.
일부 종교 단체는 한국 정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극우 정치인들의 공천과 선거에도 깊숙하게 개입한다.
<조선일보>가 어떤 신문인가?
1972년 10월, 박정희가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조국의 앞날의 걸어가는 길을 내다볼 때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알맞은 조치로서 이를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사설을 낸 신문 아닌가?
1980년 전두환이 광주를 탱크로 짓밟았을 때는
“신중을 거듭했던 군의 노고를 우리는 잊지 않는다”며
“계엄군은 일반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극소화한 희생만으로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성공했다”라고 평가한 신문 아닌가?
12.3 내란 사태를 둘러싼 파시즘 세력의 주장은
반민주주의, 반헌법적이라는 걸
우리 시대의 바른 언론이라면 역사에 똑똑이 기록해야 한다.
21세기 파시즘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이용해
교묘하고 정교하게 정보를 왜곡해 퍼뜨린다.
온라인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의 역할을 간파하고,
사용자의 편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극우적인 메시지가 담긴 콘텐츠를 빠른 속도로 확산한다.
이러한 음모론과 허위 정보가 극우 정치세력의 선전 도구로 활용되며,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조장하기까지 한다.
국민의힘은 내란우두머리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여당으로
내란 발발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그 누구도 국민 앞에 나서서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고,
책임을 통감하고 내란 수습에 협조하기는커녕 사사건건 훼방만 놓고 있다.
그들은 진정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정 스스로 왕정제의 귀족이라 여기고, 국민을 개돼지로 보기 때문이다.
그들의 우두머리 윤석열 역시
이 사달을 내놓고도
단 한 번도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역사는 느리고 더디지만, 결국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역사는 그들이 대한민국 민주사회에 저지른 만행을 명명백백 기록하고,
그들을 파시스트로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