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흐르는 시간처럼 천천히 받아들이게 되는 변화들이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그리고 가을에서 겨울로 변하는 계절처럼.
또는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던 것들이 점점 선택이 아니게 되는 일들.
천천히 손에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고 흐려져 가는 생명들.
그 모든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 하기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눈물이 범람한다.
시간이 흘러도 남아 있는 잔해 같은 기억과 마음은 오래도록 함께 살아간다.
오늘도 나의 인생에서 많은 기억의 일부였던 한 사람이 이 지구를 떠났다.
그의 인생은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의 등불이었고, 온기였고,
수많은 별 중 바라보기만 해도 위대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사람이었다.
비가 거세게 몰아치고 나면 계절이 바뀐다.
그렇게 또, 원하든 원치 않든, 천천히 그가 없는 삶을 받아들이며 살아가겠지.
하지만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그를 닮은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 별이 되고, 등불이 되고, 온기가 되어 전해지고 이어져
아주 아주 오랫동안 마음속에 살아가게 될 것이다.
추신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