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 찾아 삼만리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던 연애 이유

by 감정수집가

연애를 하고 싶어도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다.

20대 초반의 나는 학교와 집이 일상의 전부였고

이미 매일 보는 같은 반 친구들은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집에만 있으면

새로운 이성을 만날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도 사귀고 사람도 만나볼 겸

여러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이성을 접할 기회도 생겼다.


하지만 나는

적당히 내향적인 사람이 이상형이었다.

매일 약속이 있는 사람과의 연애는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았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모임에 나오는 일이 별로 없었다.




"하나야 오토바이 탈 줄 아니?"


이상형 이야기를 하던 중

친한 언니가 말했다.


"타본 적은 없는데 운전면허는 있어요."


"배달 알바를 해야 해.

그런 남자들은 다 집에 있어."


진지하게 이야기하다가

둘 다 웃음을 터뜨렸다.




그즈음 나는

이성을 만날 때 신중했다.

만나기 전 충분히 대화를 나눠보고

성향이 잘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미련 없이 관계를 정리했다.


성격이 잘 맞지 않으면

사귀어도 오래가지 힘들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여자 관계도 복잡하지 않고

성실하고

자기 앞가림을 잘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큰 규모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첫인상은 조금 무서웠다.

업무 강도가 높은 곳이었고

표정이 어두웠기 때문이었다.


함께 일하고

같이 퇴근하는 날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연락하고 알고 지낸 그는

내가 생각하던 이상형에 가까웠다.

다정하고 배려심이 깊고

조금은 내성적인 사람.


짧은 시간 안에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여기 식당에서

2주 만에 여자 꼬셔서 사귄 애가 있대."


내가 없을 때

남편은 쉬는 시간에 다른 직원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을수록

묘하게 익숙한 이야기였다고 한다.


".. 그거 내 얘긴 것 같아."


당사자인 줄 모르고

바로 앞에서 이야기를 하다니.


그 얘기를 들은 나는

너무 웃겨서 한참 웃었다.




연애 초에는

남편과 다투기도 했다.

지금은 이유조차 잘 떠오르지 않는

아주 사소한 일들이었다.


싸운 후 헤어질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관계를 놓지 못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이런 사람 또 만날 수 있을까?’


나는 이상형이 분명한 편이었고

아무에게나 쉽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더 신중했고

그래서 더 쉽게 포기하지 못했다.


헤어지면 아쉬울 게 많았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상대일수록

우리는 조금 더 노력하게 된다.

간사하게도

덜 좋아하는 상대를 만났을 때는

연애에 쓰는 에너지가 확연히 줄어든다.


연애를 오래 하게 된 이유를 돌아보면

잘 맞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기꺼이 애쓰고 싶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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