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을 현실에서 만났을 때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를 보면서 여자 주인공에게 크게 공감이 가지 않았다.
그 시절에는 까칠한 남자 주인공과
부드럽고 다정한 서브 남주가 항상 등장하는 클리셰가 있었다.
두 남자 모두 잘생기고 멋있다면
나는 당연히 서브 남주를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항상 나만 바라보고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언제나 옆에 있어주는 다정한 사람.
그런 사람 옆에서 있는 여자 주인공은 정말 행복하겠지.
나는 늘 서브 남주의 사랑을 응원했지만
여자 주인공은 결국 남주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내 이상형은 함께 있을 때 편안한 사람이다.
나는 원래 다른 사람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라
불편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긴장되었다.
세상 사람들이 나쁜 남자에 열광할 때 나는 착하고 안정적인 남자를 찾았다.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참 순박한 사람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남편의 친구들, 우리 부모님도 동의했다.
지금은 사회생활에 적응하며 조금 더 강인해졌지만..
연애 초반 남편은 이전 여자 친구에게 재미없다고 차였다고 했다.
남편은 오늘도 내일도 한결같은 사람이다.
상대방에게 맞춰주려고 하니 갈등이 거의 생기기 않는다.
하지만 이런 남자의 특징은 몹시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연애를 하면서 티격태격하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상대방에게 화를 내도
“음, 그렇구나 화가 났구나” 하고 넘어가니..
할 말이 없어진다.
또 착한 남자는 다른 여자를 보기를 돌 같이 한다.
어디에 내놓아도 다른 여자들에게 친절하게 하지 않으니 안심이 된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쉽게 권태로움을 느끼게 된다.
나쁜 남자처럼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 변화도 없고
큰 재미와 유머도 없다.
여주를 기쁘게 할 이벤트나 특별한 데이트 코스도 없다.
서브 남주를 내 남자로 만들고 싶다면
각오할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스턴트의 자극적인 맛은 기대하지 말 것.
몸에 좋은 슴슴한 사골국물 같은 사람에 적응할 것.
항상 같은 음식이 나오더라도 불평하지 말 것.
물론 모든 서브 남자가 이런 것은 아니다.
재미있고 위트 있는 착한 남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 연애에 서툰 너드남과
그런 남자를 선택한 나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