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어디서 배웠을까?

친절함이 나를 지켜준 방식

by 감정수집가

20대 초반

이성을 대할 때 어떤 태도로 취해야 할지 고민했다.


너무 친절하게 대하면 쉬워 보일 것 같았고

너무 도도하게 굴면 비호감이 될 것 같았다.


남자인 친구들과는 편하게 대했지만

막상 이성과 진지한 자리에 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엄마는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굳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 말씀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평소에도 적막을 잘 견디지 못해서

괜히 아무 말이나 해버리고 후회하는 편이었는데

열심히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덜 긴장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내가 엄청난 미인이 아니기 때문에

친절함과 편안함이

나에게 꽤 어울리는 방식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날 친구가 남자친구에게

거침없이 말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더 부드럽게 말할 수도 있을 텐데

굳이 그렇게 말해야 할까 싶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성을 대하는 데

내가 아주 경험이 많지 않은데도

사람들과 비교적 사이좋게 지내왔다는 점이

그때는 조금 신기하게 느껴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 부모님은 사이가 아주 좋은 편이다.


지금도 서로를 애칭을 부르시고

싸우는 모습도 거의 본 적이 없다.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모습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태도를 만들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되었다.




연애를 시작하는데

외모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연애를 유지하는 데는

그 외에 것들이

훨씬 많은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연인 관계도

넓게 보면 인간관계여서

그 태도는 다른 관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다.


상대의 말에 공감하면서

관심 있어 보이는 질문을 던지다 보면

상대는 점점 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간호사라면

교대 근무로 힘들지는 않은지

사람 상대하는 일이 버겁지는 않은지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나는 원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해서

그 과정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구와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상대가 관심 있어할 주제를 고르고

상대가 잘 아는 이야기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고

반대로 생소해 보이면 조금 더 풀어서 말했다.


때로는 굳이 꺼내지 않는 게

더 나은 이야기들도 있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어떻게 누구에게 말하느냐에 따라

관계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사람을 대할 때

가능한 긍정적으로 보려고 했다.


좋은 점이 보이면 말로 꺼내고

부족한 부분이 보여도

곧바로 지적하지 않았다.


상대가 좋아하는 취미가

내가 아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면

같이 해보려고 노력했다.


사람은 결국

자신을 편안하게 대하는 사람 앞에서

조금씩 마음을 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남자에게 잘해주면

함부로 대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잘해주었을 때

고마워하며 더 잘해주려는 사람이 있었고

만만하게 여기며 선을 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사람을 빨리 구분할 수 있었다.


상대를 편하게 해 주면

그 사람의 본심이

생각보다 빨리 드러났다.




면접도 비슷했다.

압박 면접에서는 실수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는

오히려 말실수를 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알게 되었다.

친절함은 나를 약하게 만드는 태도가 아니라

나에게 맞지 않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걸러내는 방식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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