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란히 침대에 있었습니다. 당신은 드라마를 보며 앉아 있었고, 나는 태블릿의 불빛을 피해 반대쪽으로 돌아 누워 있었습니다.
"여보, 나 요즘 덜 울지?"
"응."
"여보, 나 요즘 덜 우울해하는 거 같지?"
"응."
"왜 그럴까?"
"그러게, 왜 그럴까? 글쓰기 다시 시작해서 그런가?"
당신은 잠시 태블릿을 멈추었습니다. 나는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과거에 자꾸 집착하는 사람은 지금이 행복하지 않은 거래. 내가 당신한테 물었었잖아. 나는 왜 우리의 이야기를 쓰는 것에 이렇게 집착하는가. 왜 우리의 지난 시간들을 자꾸 추억하고 싶어 하는가. 행복하지 않았었나 봐. 그런데.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 싶어. 연애하던 시절, 아이가 없던 시절, 그 과거들에 대해 자꾸 생각하는 게 이제는 재미가 없어진 것 같아. 내가 쓴 글들을 쭉 보니까 말이야, 처음에는 우리의 과거 어딘가에 있더라. 그런데 쓰면 쓸수록 우리의 지금 이야기로 넘어오더라고. 그러더니 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라. 엄마도, 아내도 모두 지금의 나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하나 봐. 그래서 덜 울고, 덜 우울해하나 봐. 그러니까 말이야. 이제 난 지금이 행복한가 봐. 그런 것 같아."
당신은 다시 태블릿을 보기 시작했고, 나는 여전히 돌아누워 눈을 감은 채 생각했습니다. 이제 다른 이야기를 써야 할 때가 되었다고. 그리고 이 글들을 엮어 당신에게, 나에게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저처럼 마음이 복작거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당신 같은 사람 여기에도 있다고, 잘 지나왔다고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각자 사는 것이 좋은 세상이라고, 혼자가 편하다며, 날마다 홀로 애달픈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제법 잘, 살아지더라고. 따뜻해지고 싶어서 쓰고 또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