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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Jan 02. 2020

내성적 동거

밤이 새벽이 될 참이었다

양지 식물인 팬지는 음지에서 지낸 지 수십 일이 지났고

특별한 계획을 세우기에는 너무 사려깊었다

 

간밤에 꿈에서 봤던 빛 한 가닥이

더듬거리는 손으로 이마를 찾아다녔다

무해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몸을 굴린다

사지가 점령당한 듯 열정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시린 곳에 놓인 둥지를 보면

가는 눈으로 억겁의 시간을 보냈다

어둡고 수척한 것은 한 번쯤

집을 잃어본 적이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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