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짓는 신의 일과 중 하나는
목욕을 끝낸 뒤 찬 우유 마시는 얼굴을 하고
오래된 흠집이 있는 매듭을 고르는 것이다
다시 한번 불리기 위하여
자는 중에도 이마에 이름을 띄워두었던 것으로
제 속도로 구르지 못한 시간이 서걱대며
울퉁불퉁한 살갗을 지날 때
천 년보다 긴 신음을 삼켜야 했을 것으로
잊히고도 잊히지 않을 무언가를 덧대고
끊어질 때까지 끊어지지 않을 실로 꿰매다 보면
마지막 매듭을 짓기도 전에 날은 밝아오고
신이 잠든 사이
어떤 끝과 끝은 스스로 매듭을 완성했다
밤새 닦아낸 이름을 놓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