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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Oct 09. 2021

안식처

1.

날개 있는 것이 되려고

날개뼈에 음지를 꿰맨다


솜털을 따라 더듬다 보면

알맞게 튀어나온 곳을 찾을 수 있다


바느질은 오와 열을 맞춰서

바늘이 손끝에 파고들면 아, 하고 소리를 내다가

재빠르게 오, 하고


입김이 나지 않아도 팔을 감싸고 다닌다

다음 달쯤엔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2.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속에

자만 마음껏 느사각형이 있다


남자가 아이 양 팔을 잡고 휘이 돌리면

오르골처럼 자지러지는 판타지가 흐른다


손가락 끝으로 뭉툭하게 누르면

모서리 틈에서 흘러내리는 낯선 이의 대화


얼굴이 반질반질하네 갓 나온 두부처럼

요즘 사랑하니 사랑하는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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