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ina Jan 19. 2019

전단지

오늘은 왠지 친절한 사람이고 싶어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의 전단지를 받았다


요가 할인해요 요가 할인해드립니다


그건 그렇고 요즘 살 만한가요
저는 요가를 하지 않았는데도 살이 빠져요
계절이 바뀌니 머리카락도 많이 빠져요

누군가에게 마지막으로 편지를 쓴 건 언제였나요
전단지를 받는다고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이 아닌데요
동이 트려면 산비둘기가 잠에서 깨 울어야 하는데요
저는 매일 오늘이 마지막일 편지를 써요

사람들이 사라지고 혼자된 누렁이
철 지나 모가지 꺾인 들국화
옥상에 며칠 째 걸려 있는 티셔츠
시린 품을 스쳐간 바닥의 전단지
모두 나 같은 날에

매거진의 이전글 종이로 만든 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