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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마름모 Sep 27. 2022

귀가

양재동에 이렇게 별이 많이 떴다. 한 걸음마다 별이 찍혀있었다. 너 혹시 정적이 괴로운 지금의 나를 헤아려준 거야? 걸음걸음 움푹 파인 자국에 내가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냥 자국에 앉아서- 오늘따라 하늘이 둥글다고 생각하고 별들이 나를 걱정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둥근 하늘이 나를 안아주는 거야. 양재동에 이런 하늘이 뜨는 날이 있다.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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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  근처 술집을 지나 집에 가는 길에 커다란 고양이를 만났다. 본능적으로 쪼그려 앉아 입으로 츳츳 소리를 냈다. 마음  작은 간절함이 불을 밝혔다,  번만 와주라. 걔는 내민 손을 지나쳐  허벅지에  붙어서 섰다. 걔는 시선을 나와 반대로 하고 있어 내가  보였을 것이다. 나는 걔가  보였다. 근데 우리는 결국 만났다. 닿았다.   마음에 감동을 받아 빳빳한 털을 한참 쓰다듬었다.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각자의 암흑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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