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빛을 뿜은 광원에서 떠난 빛
지난 시간을 타고 날아 나에게 온다
오는 길 여기저기 희한한 파장을 흘리며 오더니 마침내 제 것은 못 챙기고 희게 왔다
아무것도 삼키지 않고 다 토해내는 흰색
“무슨 색을 좋아해?”
“지나간 색.”
사랑의 루미네선스
볼 수도 없는 것으로 어둔 방 붉히며 산다
원래 이것이 붉은 불 밝혀도 열을 낼 수는 없어
언 수도와 하얀 연탄으로 겨우 파랗게 덥힌 방
눈꺼풀로 찍어낸 5시 43분
과거에서 온 빛이 부딪혀 돌아온 지나간 초침
손 마디 틈새로 흩어진 것들
식은 빛이 이제야 가져다준 지난 모래알
몸에 돋은 녹색으로 눈을 가리면
이제는 아무것도 우리를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나는 초침 보내고 검게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