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가장 글 잘 쓰는 사람을 판단할 때 누구의 엄마가 더 아프냐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런 구절이 담긴 시. 누가 보여줘서 본 적이 있다.
억 겹의 불행이 쌓여야만 뻘겋게 농익은 글이 나오는 것 마냥, 낙엽 한 장 없는 매끄러운 아스팔트 걸어와놓고 맨발 순례 다녀온 행세를 한다.
불가근할 것이라 여긴 것들이 이내 불가결해졌을 때 깨닫는다. 불행을 글감으로 수납하기에 잉크는 영원히 부족하고 - 이마 맞대 싸우기엔 연약한 피부 한 겹이다. 영원히 모자란 잉크를 종이에 벅벅 비벼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누구의 엄마가 더 아픈지로 글솜씨를 뽐내기 위해서는 그 누구의 엄마도 아파서는 안된다. 진짜 피 흘리는 발의 순례자가 있으면 결국 나머지는 지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