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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엽 May 09. 2021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하나님은 하늘에 없지요

주기도문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시작합니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다는 소리지요


그런데 그 하늘은 어디에 있나요? 우리의 머리 위에 놓인 푸른 하늘을 말하는 것인가요? 

사실 우리의 머리 위 하늘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층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대기권 어딘가에 머물러 계신다는 소린가요?


흔히들 '개념화의 오류'를 말합니다 

사물을 일괄적으로 개념화시킴으로써 벌어지는 오류지요

예를 들어 사과는 빨간색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빨간색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빨간색'이라는 개념만이 존재할 뿐인 거죠.


이는 마치 무지개 색이 7 색깔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실제 무지개 빛의 색은 수 만 가지입니다

빛은 스펙트럼이기 때문입니다

빨주노초파남보는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무지개색을 '개념화'한 것에 불과합니다


이렇듯 언어로써 사물을 개념화할 때 

진실은 개념 뒤에 가리어져 버립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하나님을 개념화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개념 속에 가두어 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우상숭배와 비슷합니다


모세의 십계명은 열 개의 계명 중에 4계명을 할애해서 하나님을 개념화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게 하거나, 하나님의 형상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금령은 모두 개념화와 관련이 있지요 


이러한 계명은 하나님을 우상화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계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어떤 분'으로 개념화하는 순간 우리의 머릿 속에 하나님은 '개념'으로 축소되기 때문입니다.


개념으로 이해된 하나님은 '하나님 다움'을 상실한.. 더 이상 하나님이 아닙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하늘이라는 장소적 개념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았다면

하늘나라, 즉 천국에 대해서도 달리 생각해야 합니다


성경은 하늘나라, 천국을 kingdom of heaven이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서의 heaven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하늘, 스카이가 아닙니다

kingdom 또한 '나라'라는 이미지보다는 '통치권'의 개념에 더 가깝습니다

즉 하나님의 통치권이 미치는 범위가 곧 하늘나라인 거죠

하나님의 통치권이 미치는 곳은 '그 어디나 하늘나라'입니다


마태복음서 11장에 '침노하는 자가 천국을 빼앗는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침노한다는 말은 공격한다는 말인데.. 어떻게 천국을 공격해서 빼앗는단 말인가?.. 선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우리가 이 구절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하늘나라, 천국을 이 땅에서 선행을 하고 죽어서 가는 어떤 곳..이라는 개념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살펴보았듯이 하늘은 장소적 개념을 넘어서는 것이고, 하늘나라(천국)은 하나님의 통치권이 미치는 범위입니다 


즉 천국은 하나님의 통치를 선택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허락되는 '어떤 것'이지 

죽은 뒤에 도달하는 '어떤 곳'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바꿔 말하면 천국은 어떤 장소가 아니라 

이 땅 가운데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며 살아갈 때 우리가 누리게 되는 그 어떤 것이 되는 것입니다


신약성경 속의  예수께서는 

천국은 어디에 있느냐는 바리새인들의 질문에

"하나님 나라(천국)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 (누가복음 18:21)라고 답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법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한다면..

(하나님의 통치권 안으로 자발적으로 들어간다면) 

그 순간 우리는 하나님 나라(천국) 안에 있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이 땅 가운데 살아가면서 천국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우리 스스로 천국에 발을 들여놓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괜시리.. 하나님 탓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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