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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엽 Oct 23. 2021

항상 지금이 최상이오

어느 날 문득 질문이 사그라든 내 모습을 발견했다

갑자기 그동안 내달렸던 나의 인생 방황 여정이 종결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득도한 기분이었다. 목사가 득도라니.. 픽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갑자기 깨달음이 찾아온 이 느낌을 득도 말고는 마땅히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은혜받았다고 하기에는 좀 뭐하고..


표면적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아니 달라질 필요도 없었다.  삶은 언제나 그 자체로 완벽하고 언제나 그대로였다는 생각이 너무나 뚜렷했기 때문이다.


사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완벽하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그 자체로 무엇하나 보탤 것 없이 완벽하다. 오히려 인간이 무엇인가 보태려 하는 순간 완전함이 줄어든다.


질문과 함께 걱정도 사라졌다. 그냥 괜찮다. 모든 것이 지금 이대로 괜찮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려도 괜찮고 남들이 나를 알아봐 주지 않아도 괜찮고 다 괜찮다. 사실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감사하다.


재혼한 아내가 나의 아내인 것이 감사하고 아이들이 나의 아이들인 것이 감사하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눈을 뜬다는 것에 감사하고, 아무 불편함 없이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따사로운 햇살 속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그렇다고 내가 거룩한 성자의 모습으로 변했다는 뜻이 아니다. 그저 숱한 나날 나의 마음을 짓눌렀던 질문들이 사라졌고 질문이 사라진 빈자리에 평안함과 감사함이 메꾸어졌을 뿐이다. 아니 그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


그 달라진 부분을 조금 더 나열하자면, 이전에 뉴스를 보며 혀를 차며 비판하는 이 세상이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완전한 세상임을  아는 것이 좀 다르다.


여전히 삶 가운데 불안과 질투와 두려움 등을 느끼며 살지만 그것들이 단지 생각의 문제임을 알기에 그것들에 더 이상 시달리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조금 다르다.


행복이란 내가 애써 도달해야 할 어떤 경지가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누려야 하는 나의 권리임을 아는 것이 좀 다르다


나는 이미 행복하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이미 행복하고 자유롭다는 '감춰진' 사실을 깨우치기만 하면 된다. 지금 이 순간 아무 문제없고 괜찮다는 사실을 깨우치기만 하면 된다. 


그것은 자기기만이고 세뇌이고 자기 최면이라고? 


아니다. 명백한 사실이다. 모든 사람이 꿈꾸는 에덴동산에서의 행복한 삶을 생각해보라. 아담과 하와는 단지 정글 속에서 나무 열매 따먹으며 살았을 뿐이다. 돌이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면 최소한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보다는 나은 모습 아닌가? 


지금 이 순간 나의 모습이 인생의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내 인생 최상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매 순간마다 진실이다. 그래서 내 인생의 모토는 '항상 지금이 최상이오'이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득도'하여 평안한 삶을 누리며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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