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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엽 Aug 24. 2022

술 먹고 나면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교회에서 술 먹지 말라고 하는 이유

교회 나가면서도 가끔 술을 먹는 사람들이 

으레 하는 말이 있습니다


‘성경에 술 취하지 말라고 했지 술 먹지 말라는 말은 없다’라든지

‘술은 먹되 취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

‘예수님도 포도주를 마시지 않았느냐’ 

등의 말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목사인 저도 가끔 저녁 식탁에 맥주나 와인을 곁들일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에 직접적으로 술을 먹지 말라는 말이 없다고 해서 술을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사실 술자리에 가보면 

자신이 술에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제일 많이 취해 있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성경은 술 자체를 악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술에 취한 상태를 무척 경계합니다


술 먹고 취하게 되면

자신에 대한 컨트롤 능력을 잃게 됩니다 

그게 바로 술주정이죠..  


제가 유튜브 채널 이름을 '유튜브 하나교회'로 지은 것에도 알 수 있듯이

저는 '하나'라는 말을 굉장히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하나는 사랑을 뜻할 수도 있고,

구원을 뜻할 수도

용서를 뜻할 수도

무엇보다 

선한 분은 하나님 한분 외엔 없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선 자체, 하나님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가 선이라면 반대로 

하나 되지 못함은 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술에 취한 사람은 자신과 육체가 

'하나 되지 못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육체를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술에 취한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 차원에서의

하나 되지 못함입니다 


저도 술에 취해봐서 아는데

술에 취하면 몸이 정말 제멋대로 움직입니다 

분명 똑바로 걸으려 해도 자꾸 몸이 한쪽으로 치우칩니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땅이 벌떡 일어나 내 머릴  치기도 합니다

사실 알고 보면 내가 넘어진 것이죠


나 자신은 멀쩡한 것 같은데

말을 하려고 해도 이상하게 혀가 말을 안 듣습니다


술에 취한 사람이 한결같이 자기는 안 취했다고 하는데

제 경험상 이는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자기는 안 취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상하게도 몸이 말을 안들을 뿐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술에 취함은 가장 기본적인 단위에서의 하나 되지 못함입니다

육체적으로도 하나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상대와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생겨 하나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술 먹은 사람과는 늘 다툼과 분쟁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는 비록 장로교 목사이지만

사실 저는 교회 다니려면 무조건 술은 입에 대어서도 안된다 라는 말은 반대합니다


그러나 술 문화에 비교적 관대한 서구의 기독교 문화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기독교가 유독 술 문제에 엄격한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초창기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전파될 때 서구 선교사들 눈에 

가장 큰 문제로 보였던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음주문화였습니다


이를 간파한 초창기 선교사들은

아예 철저하게 술 자체를 죄악시 함으로써 

원천적으로 술 취함을 방지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의 상황에서는 참으로 현명했던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초창기 선교사들이 선교하던 조선시대와는 많아 다릅니다


 모든 병에 통하는 만병통치약이란 존재하지 않듯이

술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 또한

좋은 신앙을 가지기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율법주의적, 문자 주의적 신앙생활입니다


교회에 출석하기만 하면

헌금을 꼬박꼬박 내기만 하면

착한 일을 많이 하기만 하면

규율을 따르기만 하면

 

이러이러하기만 하면 구원받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율법주의적 신앙생활이요 문자 주의적 신앙생활입니다


율법에 기록된 대로 따르기만 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 

바로 바리새인들의 가르침이요

예수님께서 가장 우려했던  가르침이었습니다


신앙생활의 결과로써 나와야 할  행위들이 

오히려 신앙생활을 잘하기 위한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술에 취하지 않음은 

나의 믿음과 신앙생활의 결과인 것이지

신앙생활을 잘하기 위한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현대인들은 조선시대 민중과는 달리 

이성적으로 성숙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등교육 이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방법은 분명히 다릅니다


전 국민의 90프로 이상이 평생을 논과 밭을 살다 간 문맹이었던 조선시대 민중과


전 국민의 90프로 이상이 고등교육을 받은 현대인들과는

분명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목사로서 저는 때때로 오늘날 교회의 신앙교육이

초등학생을 가르쳤던 매뉴얼로 

다 큰 고등학생을 억지로 가르치고 있는 상황은 아닌지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은 무조건 술을 먹어서는 안 된다

술 먹으면 구원받지 못한다라는 말로 

마치 초등학생 가르치듯 하기보다는


취하지 않고 즐기는 건전한 음주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

이 시대에 맞는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술을 먹으면 2차 3차 무조건 끝까지 달려야 하는

미개한 술 문화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삼페인을 따고

저녁 식탁에서 치킨과 함께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며

얼마든지 예수님이 강조하신 이웃 사랑과 하나 됨을 

만끽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훨씬 더 

성경의 정신과 가까울 것입니다


다행히 요즘 들어 한국의 음주 문화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 보다는

눈치 안 보고 자기가 일아서 술을 편하게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가 이렇게 변해갈 때 이에 맞춰 교회 또한 변해야 합니다


교회는 비록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과 동화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회가 세상과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 때에 

진정 예수님의 가르침에  충실한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목사로서

교회 다니는 사람이 마음 놓고

술을 마실 수 있는 비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두 가지인데요 어느 방법을 택하시던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택하시면 됩니다

첫 번째 방법입니다


술을 먹되 절대로 취하지 마세요

그리고는 마음껏 마시세요

당신께 달려 있습니다


어려우시다고요?


그럼 두 번째 방법입니다

방문을 걸어 잠그십시오

그리고 혼자서 마음껏 드시기 바랍니다

그리고는 술이 완전히 깰 때까지 절대 나오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술을 먹고 안 먹고는 구원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술로 인해 이웃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지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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