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사료 하나 주세요"
"네, 어떤걸로 드릴까요? 사료이름이요.."
"하...뭐더라...초록색인거같은데...만얼마였는데..에잇...비슷한걸로 그냥 주세요"
동물병원에는 진료외에도 용품판매가 직원업무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얼마나 많은 업데이트된 제품들과 신상, 아이디어 상품이 쏟아져나오는지 동물간호사로서 환자관리에 힘써야할 시간외에도 용품관련 지식도 빠삭하게 습득하기 바쁘다. 그 중 가장 많은 것이 당연 사료구매인데, 늘상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대부분의 보호자들의 본인의 반려동물이 먹는 사료이름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없다' 는 점이었다. 나만 이상하다고 생각하나?
여자들은 자기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을 순서대로 말하라면 하면 브랜드명, 색조, 호수 , 가격까지 아마 줄줄 읊어댈것이다. 화장품 이름이 얼마나 긴 꼬부랑 말인지는 남녀노소 다 인정할것이다. 남자들은 또 어떤가. 무슨 희한한 로보트 이름이며, 세계맥주이름이며, 발음도 안되는 희한한 축구선수 이름을 혀에 기름바른듯 죽죽 외워댄다.
(바로 여기서 꼭 이 장면이 나올것만 같다)
'그것이 알고싶다' 김상중 아저씨의 유행어 '그런데 말입니다~~~'
어째 자기 몸 치장하고 먹고 마시는 희한한 이름들은 그렇게 잘 알면서 자기 반려동물이 먹는 사료이름 하나 ...꼴.랑. 그 하나를 못 외운다는게 내 눈에는 그리 이상하게 보일수가 없었다. 자식이라매....내 새끼라매....
이는 바로 동물들은 입맛도 취향도 없이 배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무의식속에 깔려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말해준다. 동물이 무슨 미식가냐 비아냥 댈 이도 분명 있겠지만, 어쩌면 사람보다 더한 후각과 미각, 씹는 질감과 음식비주얼에 민감한것이 얘네들임을 명심해주기바란다. 우리집 강아지 고양이도 얼마든지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짱 아저씨가 될수 있다는 말이다.
퇴근하는 아빠에게 아기분유 심부름을 시킨 엄마.
앱솔루트를 먹는 아기에게 아빠는 아임어 마더 분유를 사왔다. 이게 젤 나간대....1+1이래....나 잘했지? 다음 장면은 상상할 필요도 없이 분명하다. "당신이 애아빠맞아? 자격이 있어? 어떻게 지 자식 먹는 분유도 모르는게 아빠야? 돈만 벌어오면 다야? 아빠는 옷도 못갈아입고 마트 문닫기전에 똥줄타게 뛰쳐나가게 될것이다.
내추럴발란스 성묘 고양이용 완두&연두맛 2만원짜리 하나 주세요
TIP>
도저히 기억이 안나면 사료봉지 사진을 찍어둬라.
평소에 그 셀카 찍어대는 열정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