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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나나 Mar 23. 2016

#12  I'm not guilty

"고양이 키우신다구요?

"네.."

"우리집 앞에도 도둑고양이들이 있는데, 쓰레기봉투 뜯어놓고 참나..밤마다 울어대요.."

"왜 도둑고양이라고 하는거에요? "

"에??? 그럼뭐라 불러요?

"뭘 훔쳤다고 도둑이라고 하냐구요..버린걸 먹는게 왜 훔친게 되는거죠?" 길고양이라는 표현을 써주시면 좋겠어요"

"(멋쩍은 웃음)아하하......네...흠흠....미안해요"


그는 속으로 이리 생각할것이다. 역시 생긴것처럼 한 까칠하네...  내가 뭘 잘못했지?'라고..

수많은 캣맘들이 오랫동안 아마 이와 비슷한 대화를 늘상 해왔을것이고, 하다하다 지쳐 이젠 대꾸조차 하지 않는 해탈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젠 나도 그냥 흘려들을때도 되었건만 이놈의 도둑고양이 단어만 귀에 걸리면 고막을 그냥 통과하는 날이 없었다. 배고픈건 죄가 아닐진대 사료를 공급해주면 쓰레기봉투를 찢는일도 줄어들것이다. 그전에 또하나 집고 넘어가고 싶은 말은 일반 종량제봉투에 음식물을 넣어버린 니 죄부터 물어야것이 아닌가. 먹다 남은 치킨이며 피자박스가 널부러져있는건 어떻고...이건 뭐 누구부터 잘잘못을 따져야하는지 모를 일이다.



도둑[명사] :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따위의 나쁜짓, 또는 그런짓을 하는 사람
도둑고양이[도둑꼬양이]:  [명사] 사람이 기르거나 돌보지 않는 고양이


네이버 어학사전에 나와있는 도둑과 도둑고양이의 사전적정의가 이러하다. 도둑고양이 뜻풀이 어디에도 훔친다는 얘기는 없고 그저 길고양이를 의미하는 내용일뿐이다. 전혀 도둑과 상관관계가 없으니 이젠 죄없는 엄한 고양이한테 갖다 붙이지 좀 말았으면 한다. 남의 물건을 훔친것이 아니고 버린것을  주워먹었을 뿐이니 엄연히 도둑도 절도죄도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세상 모든 길고양이는 무죄다!   I'm not guilty ~~탕탕탕!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날 더 열받게 하는 건 도둑고양이가 사전적인 의미로 저렇게 인터넷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단어가 등록되어 있다는 뜻이 아닌가. 젠장...이건 뭐 파면 팔수록 혈압 치솟는 얘기밖에 없는지 모르겠다.

그래!  당장은 내가 어쩌지는 못하겠지만, 향후 10년안에는 우리 캣맘들이 꼭 해낼 일이 하나 더  생긴것같다.

바로 이 도둑고양이 단어를 지구상에서 영원히 추방하는것이 앞으로 우리의 당면과제가 될것이다.


그땐 네이버 검색창에 도둑고양이를 입력하면 이렇게 나오게 될지어다.

'도둑고양이'에 대한 어학사전 검색결과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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