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5.
황금이의 움직임이 전보다는 조금 덜하다.
전에는 열심히 움직이면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느낌이었는데,
계속 누워서 생활해서인지 황금이가 편해졌나 보다.
그런데 여전히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양수가 늘어날까? 아이가 좁아서 뱃속에서 자꾸 뒤척이는 느낌이다.
내 자궁은 원래 아이가 생기기 힘든 자궁이라고 했고,
아이가 생겼어도 크기가 힘든 구조라고 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황금이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2021. 3. 16.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교육에 참여했다.
오늘부터 6주간, 2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바로 그림책 독서지도다.
첫째와 곧 태어날 둘째를 위해 그림책을 더 잘 읽어주고픈 마음이었다.
수업시간마다 책 두 권씩을 읽어주시며 그 책 안에 숨어있는 여러 의미들을
독해해주시는데, 그러면서 독해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배우게 되는 것이었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싶다면, 내가 먼저 공부해야 한다.
두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2021. 3. 17.
머리가 많이 자란 것 같아서 머리를 다듬었다.
오후 늦게 아빠와 함께 하원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내 머리스타일이 바뀐 것을 알아챘다.
이제 겨우 39개월인데 "엄마 머리 잘랐네?"라고 말하다니.
눈썰미와 센스는 대체 누굴 닮아 이렇게 훌륭한지 모르겠다.
너무 기특하고 대견해서 어떻게 알았냐며 꼭 안아주었다.
아이도 날 웃으며 꼭 안아준다. 그리고 말했다. "이쁘다, 엄마!"
2021. 3. 18.
하루 종일 운전하고 힘든 모습으로 들어와서
아이를 씻기고 밥을 하고, 치우고,
말 안 듣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 재우다 잠이 드는 남편을 보면
안쓰럽고 미안하고 속상하고 아프다.
두 사람이 잠든 모습을 보고 있으니
순식간에 여러 감정이 마음을 훑고 지나간다.
끝날 듯, 끝나지 않을 듯 이어지는 매일의 고달픈 삶 속에서도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오늘도 우리 가족 모두의 삶을 실어본다.
2021. 3. 19.
오늘은 금요일. 아이가 아빠와 놀이터에서 놀기로 한 날이다.
놀이터에서 놀아야 하니 어린이집에 갈 때는 치마 대신
티셔츠와 바지를 입기로 잠들기 전에 분명히 약속을 했건만.
아침에 일어나 대신 짧은 치마를 입겠다고 다른 조건을 내세운다.
우리 아이에게 협상을 하거나 회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구나.
그렇다면 놀이터에서 놀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 당연히 치마 대신 바지를 입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아이는 놀이터 대신에 치마를 선택했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아이에게 치마는 이 정도의 가치가 있구나. 내가 그걸 몰랐구나.
이렇게까지 치마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이를 더 존중해줘야 하는 건 아닐까.
아마 오늘 그 옷을 입고 구두까지 신은 채로 신나게 놀이터에서 놀고 올 것이다.
그렇기에 흙을 잔뜩 묻혀오고 구두 안에 흙을 잔뜩 가지고 온다고 하더라도
웃으며 반겨줘야겠다,라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