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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1호&2호 육아_친정엄마가 있었다면
아이 둘은 아직 내게 버거웠지만 마음만은 풍족하고 행복했다
by
완벽한 엄마
Jul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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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43개월 16일을 맞이한 우리 집 1호는,
요즘 친구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는 핑계로 어린이집 가기를 거부했다.
온종일 1개월 16일을 맞이한 2호와 씨름해야 하는 나는,
잠시 고민했지만 첫째의 핑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갑자기 시작된 월요일의 따따블 육아.
첫째는 어린이집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텐션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둘째는 언니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는지
평소보다 더 잠을 자지 않고 평소보다 더 보챘다.
얼집 안 가서 신난 첫째는 백만년만에 모래놀이. 밖으로 쏟아지는 모래들을 보니 한숨밖에 안 나온다...언제 치워ㅠㅠㅠ
그렇게 정신없는 사이, 시어머니가 와 주셨다.
미역국을 하러 와 주셨는데, 첫째가 집에 있으니
첫째도 신경 써 주시고 둘째도 신경 써 주셨다.
첫째와 나의 점심을 차려주시고 밥도 먹여주셨다.
첫째가 할머니를 만날 때 우리는 늘 시누이네와 함께였다.
항상 밥을 먹을 땐 조카들이 둘이나 되니
그 집 아이들 먹이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기에 우리 첫째에게만 밥을 먹여주시는 것은
생전 처음 있는 일이었고,
그 사실이 나와 첫째를 설레고 행복하게 했다.
첫째는 할머니의 사랑을 온전히 혼자서 독차지하고 있는
그 상황을 너무나도 좋아했고 행복해했다.
모래놀이에 이어 물감놀이. 그동안 못 했던 걸 다 하겠다는 듯이 한풀이하는 느낌ㅋㅋㅋㅋ
나는 일요일부터 허리가 펴지지 않았다.
억지로 펴려고 하면 통증이 너무 심했다.
그렇다고 구부정하게 걷는 게 편하지도 않았다.
남편 말로는 근육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고
어머님은 신경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고 하셨다.
(일요일은 너무 아파서 힘들었고 눈물이 났다.
순간,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둘이나 낳아서
스스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 하는 나쁜 생각까지 들었다.)
다행히도 어머님 댁에 척추 치료기가 있어서,
두 아이를 차에 태우고 어머님을 모시고 어머님 댁으로 갔다.
내가 척추 치료기에 누워 마사지를 받는 100분 동안,
어머님은 첫째의 투정과 장난, 그리고 화장실 뒤처리를
감당해주셨고 심지어 둘째의 칭얼거림도 다 받아주셨다.
집으로 돌아올 때도 집까지 다시 같이 와 주셨고
저녁까지 함께 드시고 나서 남편이 집에 모셔다 드렸다.
하루를 온전히 할머니와 함께 보낸 셈이었는데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이었다.
너무 좋아하는 첫째를 보면서 행복했고,
나 역시 챙김 받으면서 너무나도 좋았다.
꼭 둘째와 나란히 누워 함께 이불을 덮고 자고 싶어하는 첫째. 동생을 너무 예뻐해줘서 사랑스럽다.....♡
친정엄마가 있다는 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었다.
일일이 하나하나 신경 써주고 먹을 것도 챙겨주고
나 힘들까 봐 내 아이들까지 신경 써주는 그 마음.
육아 도중에 받은 도움으로 마음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이런 경험은 처음이어서 황홀했고 꿈같았다.
이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매일같이 보살핌을 받는 시누이네가 너무 부러웠다.
그러니, 나는 내 몸 관리를 잘해야겠다.
우리 아이들이 훗날 커서
나처럼 속상해하거나 힘들어하지 않도록.
언제든 아이들이 필요로 할 때 달려갈 수 있도록.
나는 나 스스로를 잘 지키고 건강해져야겠다.
그래서 지금,
허리 강화 운동을 하기 위해 유튜브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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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라 육아도 완벽하게 잘 하고 싶은 엄마의 완벽하지 못 한 일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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