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로 배우는 육아] 2. 어머, 정말요?

나는 내 아이를 선생님보다도 모른다

by 완벽한 엄마

올해 초, 아이의 어린이집에 갔다가 아이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실 몇 가지를 알게 되었다.

번째. 우리 아이는 남자아이들과 더 친하다.

번째. 치마만 고집하던 아이에게 바지를 입혀 보냈더니 친구들이 바지를 입었다고 놀리더란다. 그런 친구들을 향해 아이가 한 말. "바지도 예쁜 거야! 그렇죠, 선생님?"

내가 아이에게 매일같이 하던 바지도 예쁘다는 말이, 어느새 아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거였다.

도복이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데 치마만 고집하다니....!!


그리고 어제는 아이의 상반기 발달평가자료가 집에 왔다. 대체적으로 양호했는데 칭찬보다는 지적들이 마음에 남았다.(왜 칭찬이 훨씬 더 많았는데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을까?) 밥 먹을 때 말하기 좋아하고 자꾸 놀고 싶어서 자리를 뜬다, 친구랑 놀다가 화를 자주 낸다, 갈등 상황에서 부정적인 언어를 종종 사용한다, 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어떤 말을 썼냐고 물으니 아이 씨!라고 했단다. "아이 씨 대신 아이 ! 하고 말해보자~"라고 아이에게 말하기는 했지만, 그게 그 정도로 부정적인 언어인가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내 생각에 그건 그냥 하나의 자기 불만을 표현하는 방식일 뿐인 것 같은데. 그것마저도 못 하게 하면 우리 아이는 대체 어떻게 불만을 표시할까?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예쁘고 고운 말로만 불만을 드러낼 수는 없지 않을까? 이 말에는 남편도 동의했다.

첫째는 화가 난 나에게 스스럼없이 장난도 치는 유쾌한 아이다


한 친구는 내게 "아이가 너무 말을 잘해서 다른 애들보다 언어 사용이 많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더 쉽게 눈에 띄는 게 아닐까?"하고 진지하게 조언해주었다. 왠지 그 말에 마음이 확 끌려 믿고 싶어 졌다. 그래, 우리 아이가 쓸데없이 빨라서 생긴 일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는 건 사실이다.)


오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후 키즈노트에 선생님께 간단히 메모를 써서 보냈다. 동생이 생긴 후에 아무래도 전보다는 신경을 많이 못 써줘서 그런지 요즘 하고 싶은 대로만 하려고 하고 부모와 자주 부딪힌다고 했더니, 선생님께서 '지금 가정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잘 알고 있으니 어린이집에서 최대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겠습니다. 아이가 긍정적인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셔서 참 감사했다.




집에 와서도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도통 이야기하지 않는다. 물어도 잘 대답하지 않는데, 정말 즐거웠거나 정말 속상한 일이 있었을 때만 가끔 이야기해주는 정도라서 나도 내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이 많이 궁금하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한 작년 3월부터 지금까지 코시국(코로나 시국)상태로 어린이집을 다녀서, 제대로 된 수업이나 생일파티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가엾고 안쓰럽다. 그래서 지금 어린이집은 방문 불가라, 나 역시 어린이집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 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정말 내 아이를 어린이집 선생님보다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둘째에 대한 간단한 기록.

아니 대체 왜 손이 자꾸 귀 옆에 가는거야....?


2개월 된 우리 꼬마는, 저번 주부터 눈이 잘 보이는지 주변을 탐색하고 관찰하기 시작했다. 색깔 모빌을 보며 즐거워하고 집에 달린 알록달록한 가랜다를 한참 보기도 했다.

옹알이를 많이 하고 누가 높은 톤으로 말을 걸어주면 많이 웃고, 특히 첫째가 "언니야아아~"하면 옹알이를 하며 웃는다.


저녁에 갑자기 살짝 콧물을 흘려서 오늘은 씻기지 않았다.

별 탈 없이 이 밤이 지나가기를 기도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