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 만들기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 살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선뜻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많은 사람이 바쁘기만 한 지금의 삶이 아닌, 스스로 계획한 대로 성과를 내는 만족도 높은 삶으로 나아가길 희망할 것이다. 루틴은 바로 그런 삶의 비결이다. 몸에 배면 단단한 내공이 되는 좋은 루틴,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보자.
좋은 루틴의 핵심은 ‘의지’와 ‘꾸준함’
지난해부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 ‘미라클모닝(아침 일찍 일어나 독서, 운동 등 자기 관리를 하는 것)’ 등 자기 관리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상이 흐트러지자 무기력과 우울감을 극복하고 소소한성취감을 얻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주목받게 것이 바로 ‘루틴’. 스포츠 선수들이 주로 쓰는이 단어가 요즘엔 건강, 뷰티, 업무 등 생활 영역 전반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루틴은 간단히 말해,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을 뜻한다. 나쁜 루틴도 있고, 좋은 루틴도 있다. 전자가 ‘나도 모르게 저절로 하게 되는 반복적인 행동’이라면, 후자는 ‘나의 의도대로 만든 일정한 행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좋은 루틴의 핵심은 ‘의지’와 ‘꾸준함’인 것이다. 우리가 아는 많은 훌륭한 스포츠 선수가 좋은 루틴을 갖고 있다. 그들은 “반복되는 훈련과 경기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습관을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루틴을 갖게 됐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형성된 루틴은 선수가 불안감을 낮추고, 심리적, 신체적으로 방해하는 요인을 조절하여 자신의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이 바로 좋은 루틴이 가진 힘이다.
‘신호→루틴→보상’이라는 선순환
일단 루틴을 만들면 그 일은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더는 왜 계획을 지키지 않았는지, 여전히그 자리인지 좌절하며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좋은 루틴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지루하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습관의 힘』의 저자 찰스 두히그는 “루틴을 만드는 데 있어 신호와 보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신호→루틴→보상’의 사이클이 좋은 습관을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일하기 전에 자신의 몸과 마음에 ‘곧 일할
시간’이라는 신호를 알리는 의식은 적은 에너지로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무언가 해내야 한다는 부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낮추고 집중력을 키워 루틴을 지속하게 만든다. 실제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많은 사람이 이 사전 의식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소설가 스티븐 킹은 매일 아침 8시에서 8시 30분 사이, 물이나 차를 마시고 비타민 한 알을 먹은 뒤 음악을 틀고 같은 자리에 앉고, 추상화가 로스 블레크너는 아침 8시 화실에 도착하기 전 집에서 신문을 읽고 명상을 한다. 또한 루틴이 일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 저항을 최소화하고 재실행을 자극하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대 이상의 보상이어야 한다는 점.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잘못된 보상 심리가 생기기 전에, 애쓴 대가를 충분히 보상해주자.
루틴을 방해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우리는 어떤 일을 해낼 수 있지만, 모든 일을 해낼 순 없다. 루틴도 마찬가지다. 단번에 하루 스케줄을 완벽한 루틴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아니, 하나의 루틴도 완벽하게 수행하려고 집착한다면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루틴의 가장 큰 방해 요소 중 하나인 미루는 습관이 바로 이 완벽주의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코칭 및 트레이닝 기업‘리얼 라이프 이’의 창업자 겸 CEO 엘리자베스 그레이스 손더스 역시 “완벽의 추구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운 상태를 목표로 삼는다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도 훨씬 더 좋고 더 많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자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루틴을 위한 최고의 전
략이다. 안타깝게도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미 학습된 무기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경우라면 애써서 자신에게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
더불어 루틴을 깨뜨리는 방해 요소들을 차단해야 한다. 가령, 독서 루틴을 만들고 싶다면 스마트폰, TV, 컴퓨터와 떨어진 곳에 가고, 업무 루틴을 만들고 싶다면 이메일, 전화, 대화요청 시 협조나 양해를 구해 미리 계획한 우선순위가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 달라진다』의 저자이자 UCLA 디지털 행동 센터 숀 영 소장의 말처럼 “무언가를 쉽게 할 수있도록 환경을 바꾸면 사람들은 그 일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