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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남이 Sep 29. 2022

포근한 자연이 둘러싼 배움의 터

광주향교

매일 새로운 기술, 새로운 이야기가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시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부터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역사의 현장은
우리를 더욱 나은 내일로 이끄는 가르침을 준다.
교산동에 자리 잡은 광주향교에서 우리는 어떤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까.
사색을 즐기기 좋은 가을의 문턱에서 광주향교를 찾아가 봤다.     


배움의 중심이었던 광주향교


하남시 교산동에 위치한 광주향교는 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13호로 지정된 문화 유적지다. 향교는 나라에서 고을마다 세운 교육기관인데, 광주향교는 그중 규모가 가장 큰 향교였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하남이 속해 있던 광주뿐 아니라 지금의 강동, 강남, 송파, 수원, 화성, 의왕, 성남에 거주하는 서생들이 광주향교로 찾아와 공부한 것이다. 



향교는 교육뿐 아니라 제사의 기능을 함께하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이곳에서 교육은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제사 기능은 오늘날까지도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도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대성전에서 봄과 가을 두 번에 걸쳐 제사를 올리고 있다. 


그 외에도 ‘별에서 온 선비’, ‘향교로 떠나는 문화여행’, ‘향교로의 과거여행’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의 무대로써 시민들의 전통문화 이해를 돕는 체험공간 역할을 하기도 했다.      



산들이 병풍을 이루는 곳


광주향교는 비단 묵향 가득한 배움의 장소만이 아니다. 광주향교를 지키고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뿐만 아니라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자랑한다. 



동쪽으로는 하남의 명산인 검단산과 객산이 자리 잡고 있고, 서쪽에는 이성산과 금암산, 남쪽에는 청량산과 남한산이 있어 광주향교에 있으면 대자연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봄이면 가지각색의 꽃들이 산 위로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여름이면 짙은 초록 융단이 굽이굽이 펼쳐진다. 가을에는 붉고 노랗게 물든 잎들이 만추(晩秋)의 멋을 뽐낸다. 눈이 소복이 쌓이는 겨울엔 산마저 고요히 잠드는 것만 같다.



안에서 예와 학문을 갈고 닦은 선조들은 저 멀리 산들을 보면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배웠을 것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향교는 지금도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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