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독자의 편지와 감상이 작가에게는 크나큰 원동력이 된다는 글을 읽었다.
어릴 적부터 소설가를 꿈꿔왔다. 그러나 상상력과 성실함의 한계에 부딪혀 이루지 못했고 이제는 열정도 차츰 사그라들어 그저 보는 것에 족해하고 있다. 그렇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음에 종종 아쉬움을 느꼈다. 그럴 때면 더더욱 좋아하는 작품의 작가님들께 이메일 혹은 DM을 보냈다.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누구를 가장 좋아하는지, 어떤 부분에 감명받았는지 등등 주저리주저리 쓴 감상과 감사를 전했다. 솔직히 답장을 받으리라는 생각은 크게 하지 않았다. 바쁜 분들이었고 유명한 분들도 많아 많은 이메일을 받을 텐데 내 걸 보겠나 싶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단 한 번도 답장이 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 한참이 지나 오더라도 그들은 분명 내 어설픈 편지를 읽고 꼭 감사와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후에는 그게 기뻐 더 썼던 것 같다.
얼마 전 그 글을 보고 나니 문득 그러했던 게 생각났다. 근래 들어 도통하지 못했던 그 일을 다시 하고 싶어졌다.
좋은 작가가 되지는 못했지만 내게 꿈을 주었던 그들에게 좋은 독자는 되고 싶다.
그들의 글로 인해 느꼈던 감격과 배움을 감히 전부 전하지는 못할 테지만 아주 조그마한 단편이라도 마음이 전해져 그들에게도 잠시의 기쁨이 되었으면 한다. 그들에게 내게 행복을 전했던 작품이 고통으로 남지는 않았으면 한다.
사랑하는 작품을 남기고 별세하신 작가님, 악플과 스트레스로 몸져누우신 작가님과 독자를 통해 힘을 얻는다며 웃으시던 작가님, 작품을 쓰는 게 인생의 가장 큰 낙인 작가님까지.
내 삶의 가장 큰 부분들을 차지했던 그네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괜히 읊조려보고 싶은 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