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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귤 Oct 25. 2017

웃다 울다 정신없다 <부라더>

만화적 상상력과 감동으로 버무린 정통 한국 코미디

유서 깊은 가문의 애물단지 형제 석봉(마동석)과 주봉(이동휘), 비주얼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현실형제의 적나라한 모습으로 부지런히 관객을 웃긴다. 노답 처자 오로라(이하늬)도 가세해 웃다 울다 정신없는 관객들의 혼을 더욱 빼놓는다. <부라더>는 뮤지컬(형제는 용감했다)을 원작으로 한 만큼, 깨알 같은 웃음포인트들과 만화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주연뿐 아니라 조연의 활약도 적지 않아 문자 그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내내 웃었다. 

어라 이 영화, 웃기기만 하고 말 줄 알았는데 한국 사회의 단면을 꼬집는 일에도 게으르지 않다. (다소 과장되었지만) 허례허식으로 상처만 남는 가족행사, 방 한 칸도 없어 학원의 캐비닛에서 한방을 꿈꾸는 강사, 상사의 실적 압박과 치고 올라오는 후배에게 시달리는 직장인,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의 대박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라는 이들의 믿음은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건 대박이 아니라 사랑이다. 이런 진부한 교훈을 <부라더>는 웃음 속에 고이 넣어 관객의 마음에 무사히 전달한다. 돈보다 더 큰 대박을 터뜨리고 상처와 갈등의 세월을 딛고 일어서는 석봉과 주봉을 보며, 우리도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게 뭔지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면 이 영화는 충분히 성공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줄평: 진부하지도, 지루하지도 않게 재미와 감동을 둘 다 잡은 대단한 한국정통코메디가족영화!


*이 글은 브런치 무비패스의 시사회 초대를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진출처: Daum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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