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귀여운 꼰꼰(Concon)

칠래 휴양지 꼰꼰에서 제대로 휴식하기

by 행귤

글을 쓰려고 자료를 찾아보다가 딱히 유명하거나 기억에 남는 관광지도 아니지만 '아 내가 여기도 갔었지' 하며 탄성을 지르게 되는 곳들이 몇 군데 있다. 꼰꼰(Concon)도 그중에 하나이다.

IMG_1582.JPG 꼰꼰에서 보이는 풍경, 인접한 비냐의 건물들이 보인다.

이 꼰꼰 여행을 말하려면 먼저 칠레의 휴가 문화를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칠레는 스페인의 영향 때문인지 뼛속까지 서구문화를 가진 나라인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휴가 문화이다. 주말 대목에 문을 24시간 열기 바쁜 한국과 반대로, 칠레는 토요일 오후부터 하나둘씩 문을 닫고 주말을 즐긴다. 아무리 손님이 많고 바쁘더라도 열흘에서 보름 동안은 가게문을 닫고 휴양지로 떠나는 그들의 멋진 휴가 문화는 가히 본받을만하다. (그래도 요즘 다국적 기업들이 들어와 주말에도 서비스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져서 그런지 주말에도 많이들 일을 한다. 한국에 비할 바가 안 되겠지만.)

이들의 휴가 문화에 발맞추어 발전한 것이 바로 휴양지, 리조트 시설인데, 칠레야 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졌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기초적인 숙박시설만 마련한다면 주위에 산과 바다, 들판과 숲이 펼쳐져 있어 굳이 번지르르한 것을 세울 필요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느낀다). 꼰꼰 또한 이런 휴양지역 중 하나로 바다와 숲, 모래사장과 들판이 한눈에 펼쳐진 (칠레의 전형적인) 환상적인 휴양지이며 특히 산티아고에서 멀지 않은 발파라이소에 위치해 있어 수도권 사람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놀고 올 수 있다.

나 또한 한창 휴가철인 8월 중순(이 곳에서는 한겨울이지만, 그다지 춥지 않은 날씨 때문에 여전히 휴가철이다)에 이 곳에 갈 기회가 있었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차를 타고 길쭉한 칠레 국토만큼이나 쭉쭉 뻗은 도로를 따라 3-4시간 가서, 우이동 MT촌과 비슷하게 줄지어 있는 리조트 중에서 우리가 예약한 곳을 찾아내야 했다.

IMG_1652.JPG 꼰꼰에서의 액티비티 에이전시이자 기념품샵

이런 휴양지에는 까바냐(cabaña)라고 불리는 5-6인용 오두막/펜션이 있다. 가격이나 세면시설, 구비해놓은 취사도구의 종류 등은 한국 펜션과 다를 바 없지만 비싼 곳이 아니라면 한국만큼 깨끗하고 좋은 시설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경우에 따라 수영장이나 탁구, 테니스 시설을 갖춘 곳도 있다. 내가 꼰꼰에서 머물렀던 곳은 그런 시설은 없었고 대신 주위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들을 제공했다. 말 타기, 새 관찰하기, 4륜구동 모터사이클 해변 질주 등 자연을 100%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 대부분이었는데, 말만 타는 게 아니라 바닷가와 들판을 거닐고 강을 말 위에서 건너기도 하고, 새 관찰용 망원경을 가지고 빽빽한 숲길을 따라 하이킹을 하는 등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기억에 남는 활동이었다.

IMG_1594.JPG 산책로를 가리키는 표지판
IMG_1586.JPG 새 관찰을 위한 오두막
IMG_1607.JPG 래프팅을 하는 무리들과 그 강을 건너는 산책로
IMG_1611.JPG 해변과 함께 길게 뻗은 기찻길
IMG_1638.JPG 잔잔한 물 위의 다리
IMG_1643.JPG 가이드가 절대 석양을 놓치지 말라고 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며칠간 머물며 아사도(Asado; 숯불구이)를 배가 터지도록 먹고, 한국보다 1/3 이상 싸고 단물이 줄줄 나오는 과일도 잔뜩 먹으며 탁 트인 해변과 무성한 숲을 거닐고 4륜 구동 모터사이클 질주도 하니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모두 풀리는 기분이었다. 칠레에 간 지 얼마 안 되어 이방인으로서의 우울감에 둘러싸여 있던 8월 중순, 모두가 이방인이기에 아무 스트레스 받을 일 없는 꼰꼰에서 대자연의 위로를 얻으며 제대로 휴식을 누렸다.

IMG_1728.JPG
IMG_1729.JPG
IMG_1665.JPG
IMG_1664.JPG


매거진의 이전글파블로 네루다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