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귤 Apr 29. 2021

오늘 하루 비건의 멋진 피날레

좌충우돌 비건다과회 <오늘 하루 비건> 실행기 05

지난 이야기

2020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던 비건 다과회 <오늘 하루 비건>. 이 행사로 촉발된 채식을 주제로 자신을 돌아보고 채식 이슈를 생각해보도록 돕는 질문 노트, <오늘 하루, 채식>이 제품으로 세상에 나왔다. 제품 홍보 효과가 조금이라도 있기를 바라는 세상 불순한 마음으로 글쓴이는 <오늘 하루 비건> 참여자들이 나눈 특별한 이야기들을 공개하는데...


<오늘 하루, 채식>이 나오기까지는 정말 많은 논의가 있었다. 단어를 비건으로 할지, 채식으로 할지에서부터, 동물권을 얼마나 다뤄야 할까, 환경과 얼마나 깊이 연관시켜야 할까, 관심 정도만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야할까 아니면 비건 시장을 타게팅해야 할까 수없이 많은 고민이 이어졌다. 결국 플렉시테리언이지만 환경에는 관심이 있는 우리 수준의 사람들(비하 아님ㅋㅋ)로 타겟이 좁혀진 것 같다. 아니, 우리는 굉장히 일반적인 성향이니까 타겟이 넓혀졌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려나.


오늘도 홍보는 해야 하니까. 여러분 <오늘 하루, 채식> 사세요!


되돌아보면 정말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타겟에 꼭 맞는 사람들이 <오늘 하루 비건>에도 참여했다. 즐거웠던 시간을 기억하며, 이들의 나머지 이야기를 살짝 공유한다.

*참여자의 이름은 행사에서 사용한 닉네임입니다. 소중한 의견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신 참여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순수 - 스스로의 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절제된 식단을 실천하며, 남편의 비건 지향을 응원하는 아내.

아이를 갖는 계획을 세울 때부터도 경제적인 것보다 지구 환경 속 생존의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온다.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 채식도 내 건강을 위해 시작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년에 그레타 툰베리가 얘기할 때에도 안 듣던 사람들이 장마/코로나가 길어지니 이제 환경 문제가 와 닿는 것 같다.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따라,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실천하기를 응원한다.


우주 - 아내와 팔도ㅂㅂ장 덕분에 즐겁고 맛있게 채식을 하는 남편.

코로나 때문에 공부+운동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몸과 건강, 음식에 대한 의식 전환을 경험했다. 건강과 안전, 지속가능한 가치를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비건식단으로 관심이 흘러갔다. 하지만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는 개인의 욕구(치킨은 못참지)와, 주위 사람과 식사할 때의 관계 등이 비건에의 장벽이 되는 것 같고, 어느 정도 형편이 되어야만 비건식을 실천하기 쉽다는 것도 문제라고 느낀다.


답다 - 광고업에서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그리고 'Friendly Vegan'을 고민하는 사람.

지난해부터 지속된 폭염, 축산업의 환경적 영향을 생각하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실천으로써 비건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비건은 '수고로움'이다. 편리한 것이 당연한 시대에서, 수고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질 때 세상이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이를 주제로 하는 브랜드나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


Y - 비건으로의 발걸음을 떼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비건을 공부하러 온 휴학생.

아무 의미 없이 하고 있던 행동들이 환경에 안 좋은 것이었구나를 알게 되는 순간에 충격을 받았다. 친구가 일주일에 하루 비건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고 나도 일주일에 하루 해보자는 마음으로 실천해보니 뿌듯함이 있더라. 개인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환경/동물을 생각하며 하는 것, 앞으로는 어떻게 바꿔볼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비건을 향한 발걸음을 떼는 게 아닌가 싶다.


덕분에 비건 빵이 얼마나 맛있는지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비건이라고 하면 왠지 평화에 대한 고집이 센 사람들이 떠올랐던 건, 미국 시트콤과 상업영화가 심어준 고정관념의 탓이었다. <오늘 하루 비건>에서 만난 분들은 전혀 급진적이지도(그렇다고 보수적이지도), 특이하지도 않았다. 쓰레기와 지구,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지만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그래도 이들을 묶는 특징을 생각해보자면, 모두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안전한지 고민한다는 것? 자신의 경험에 대한 자부심과 이를 이야기하며 즐거워하는 얼굴은 하나같이 빛났다.


시리즈를 마치며... 

참여하신 분들의 근황이 궁금하다. 환경과 스스로를 아끼는 이들이 어떤 모양의 삶을 살고 있는지가 기대되어서 더 그렇다. 휴학생이었던 Y님은 이젠 복학을 하셨을까, 보기좋은 부부였던 순수님과 우주님, 그리고 예비신부였던 민님은 어떤 가정을 꾸리고 계실까. 답다님은 여전히 광고업에서 활약중이신지, 보름님, 신신님은 여전히 맛있는 음식들을 만들어 먹고 계신지도. 부디 그때보다도 더 맛있고 행복하게 지내고 계시길 바라는 마음과 감사를 전하며 부족한 글을 마친다.


좌충우돌비건다과회 <오늘 하루 비건> 실행기의 다른 편도 읽어보세요!

1화: 오늘 하루 비건, 어때?
2화: 고기, 너에게 실망했어
3화: 채식보다 어려운 채식메뉴 찾기
4화: 오늘 하루 비건, 열매 맺다!
5화: 오늘 하루 비건의 멋진 피날레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 하루 비건, 열매 맺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