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08,
5월 7일 늦은 저녁,
작년에 결혼해 올해 바로 임신에 성공한 절친에게서 장문의 문자가 왔다.
"힘내 나나야 아직 상상이지만 많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 이 모든 걸 여자라는 사람들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해내겠지. 막상 엄마가 대단한 것 같어.... (생략) 아직 희생할 수 있을까 좀 무섭기도. 너한테 울면서 전화하는 날도 오겠지. 힘내. 나중에 나에게도 힘을 주어. - 어버이날을 앞두고 어버이가 될 생각에 생각이 문득 커진 효리가."
아차, 싶었다. '그렇네- 나도 어버이가 되어있었네.'
어버이날에는 내가 부모님을 챙겨드리는 역할을 하는 특별한 날로 생각해왔는데..
어느새 나와 신랑은 공식 어버이가 되어있었다.
오늘은 시댁과 친정, 양가를 오전 오후로 방문하였다. 첫 손주라 그런지 양가 부모님 모두 아가를 향해 눈길을 떼지 않고 계셨다. 양가 어른들 모두 공통적으로 우리에게 하신 말씀은 "아기를 낳아보니 어버이가 된다는 게, 그리고 아기가 그냥 거저로 크는게 아니라는 게 느껴지지?"였다. 나의 대답은 "네, 정말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연이어 "어머님 아버님은 어떻게 둘, 셋이나 낳으셔서 키우셨어요?"라고 반문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웃음뿐이었지만 그 속에 '힘들었어도 행복했지'라는 의미가 담긴 듯했다.
83일 된 아가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다만 지금 이 순간 네게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건강하게만 커가길 바란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앞으로 아이를 향한 나의 욕심이 얼마나 커질지는 모르겠지만 건강한 욕심으로 양육할 수 있기를-
"좋은 엄마가 되도록 더욱 노력할게. 사랑한다 복숭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