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엄마의 수난극복기 1
아기를 갖기 전, 우리 부부에게 아기가 생긴다면 그 보다 더 큰 '감사와 축복'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생기자 정말 말 그대로 아가 존재만으로 우리에게 더 큰 선물은 없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지금까지도 아기가 커 가는 하루하루가 아쉬울 정도로 아기와 보내는 시간들이 참 귀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생각 외의 것들이 가끔 우리 부부를 곤란하게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바로 주위에서 말하는 '똑똑한 육아법' 때문이다. 아기가 생겼다고 알리자 주위에서는 각자의 육아 경험담 혹은 '주워들은' 육아 관련 조언들을 서슴지 않고 해주었다. 마치 그렇게 하지 않으면 '똑똑한 부모'가 아니라는 식으로 우리 부부에게 거듭 강조하였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 충고들 덕분에 나도 초보 엄마 티를 약간이나마 벗을 수 있었고 요즘 현대 엄마들의 트렌드에 어느 정도 맞춰 아기를 키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해도 되지 않을 법한 것에 '무조건'해야 한다는 조언들은 나에게 어느 정도 압박감을 주기도 한다. 결혼 전에는 나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었는데 이젠 아기에 살림까지 도맡아 하려니 안 그래도 힘든 판에 자꾸만 '더 나은'육아법을 강요당하니 나로서는 그 조언들이 달갑지 않을 뿐이다. 특히 '똑똑하길' 원하는 엄마들의 심리를 공략한 육아서적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마치 그것을 따르지 않으면 '멍청한' 엄마가 되는 마냥 묘사하고 있으니 더 답답할 뿐이다.
동네 아기 엄마들을 많이 만나면서 각자의 육아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느낀 점은 '똑똑한 육아'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기의 독립성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한다고 하는 아기 엄마도 있는 반면 아직 갓난아기에게는 독립성 발달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엄마와 본능적으로 유대할 수 있는 애착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아기 엄마도 있다. 그러나 유심히 살펴보면 독립성을 주장하는 아기 엄마의 아기가 유독 독립적인 것도 아니고 애착을 중요시하는 아기 엄마의 아기가 유독 엄마에게 매달리는 것도 아니었다. 유심히 관찰하면서 느낀 점은 육아에는 정답이 있는 문제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똑똑해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엄마가 마음 가는 대로 아기를 잘 관찰함과 동시에 아기 마음을 잘 읽고 그에 따라 움직여준다면 그게 최고의 애착형성이 아닐까? 너무 모질게 할 필요도, 너무 애간장 태우며 키울 필요 없이 중용을 지키는 '현명한' 엄마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