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의 갈등
엄마들이 소통하는 SNS나 카페를 보면 육아를 두고 친정엄마와 갈등하는 사연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나 또한 육아에 있어서 용납되지 않는 엄마의 육아방법이 있다. 우는 아기 달래서 간신히 재워놨는데 너무 이른 시간에 재웠다며 다시 깨우시거나, 아직 수유할 시간이 아닌데도 아기가 배고프다며 밥 주라고 나한테 나무라시는 모습을 보면 친정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피곤하기도 하다. 분명 우리 남매를 키우면서 다 겪어보셨을 텐데 기저귀도 못 갈고, 분유 타는 법도 모르시겠다며 너스레를 떠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생소하다. 아기를 낳던 날, 10시간의 산고에서 벗어나 엄마와 처음으로 마주한 순간, 양쪽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엄마, 정말 잘 할게'라고 속으로 외쳤던 다짐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손주 앞에서 육아 초보가 되어있는 할머니가 된 엄마의 모습이 미워질 때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낳은 아이로 할머니가 된 것도 서러울 텐데 엄마에게 더 바랄게 무엇 있다고 능숙함 따위를 바라다니.. 제 스스로 한심해진다. 엄마는 슈퍼맨이니까 다 할 줄 알아야지.라고 생각했던 유치원 때의 어린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나 보다. 나도 어릴 땐 엄마가 세상 전부 일 때가 있었다. 그 세상 전부였던 사람이 작아지는 모습은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도 어쩌나. 할머니도 할머니가 처음인데. 그 서투른 모습마저 옆에서 지켜볼 수 있도록 건강하게 있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