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
숲속의 동화처럼 긴 잠은 아니었네
새벽 냄새가 창틈으로 조심히 들어와
두 눈을 조용히 천천히 깜빡여
아직 빛이 닿지 않은 전창을 바라봐
창밖에는 시끄러운 새벽빛이 울려
귀를 덮고 눈을 감고 새벽을 피해봐
이윽고 천장에 빛이 조금씩 물들 때면
자리에서 일어나 멍하니 그곳을 바라봐
일어나야 할 시간이야
찾아오는 냄새는 사라졌어
다시 죽음에서 견뎌내야 해
찬란히 부서지는 아침 햇살
그만큼 부서진 어긋난 마음
정성 들여 만든 가면을 써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어
의미 없이 걸어 목적지는 알 수 없네
가로선에 검은 시체들이 보여
가면을 다시 정돈해서 써
입가에는 미소가 햇살처럼 떠올라
새벽 냄새는 사라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