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시라 자작시 : 시퍼런 하늘

시펀 4

by 하나시라

시퍼런 하늘


찢어질 듯한 햇살이 짙은 구름에 숨었다

시퍼런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어 갔고

더 이상 내려올 곳 없는 구름은 눈물이 되었네


하늘에도 감정이 있던가, 그래서 이리 슬피 우는 것일까

감정도 바람도 없는 이에게는 그저 사소한 일일 뿐이네

보랏게 물든 구름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쏟아진다


비겁하게 숨은 햇살이 모습을 보일 때쯤

다시 시퍼런 하늘이 찢어질 듯 펼쳐진다


두 눈에 담기 힘든 찢겨진 하늘

두 귀에 담기 힘든 하늘의 비명

어느 것이든 그저 사소한 일이네


사소한 하루를 무거운 하늘과 걷고

시퍼런 하늘이 무거워 고개를 떨구었네

그저 묵묵히 보이는 두 다리는 앞을 향하고

앞을 향할 수 없는 고개는 바닥으로 가라앉네


길 끝을 볼 수 없으니 아무것도 모를 수밖에

앞을 볼 수 없으니 나아가지 못할 수밖에

시퍼런 하늘은 그런 이에게 무거운 햇살을 주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사소한 하루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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