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시라 자작시 : 낡은 향기

시편 5

by 하나시라

콘크리트 숲 사이로 스며드는 낡은 향기

붉은 컨테이너는 지나온 세월을 말하고

낡은 향기 사이에서 피어난 꽃은 아름답다


언젠가 보았던 옥상의 시원한 풍경

쓸쓸히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싶었네

추락하는 소원은 바닥에 닿았고

붉은 컨테이너에 검붉은 세월을 더하네


낯선 향기가 보여, 어느새 피어 있는 꽃

낯선 나무가 보여, 어느새 잘린 나뭇가지


붉은 벽돌에 손톱으로 하얗게 글을 남겨

여기 추락한 찬란한 붉은 파편을 보아라

저기 하늘에서 빌었던 소원이 있다


콘크리트 옥상에서 붉은 풍경을 보았네

햇살이 붉게 죽어가고 있어

어둠이 슬며시 고개를 들어


숲 사이로 퍼지는 낡은 향기

그 속에서 길 잃은 낡은 사람

언젠가 바람을 빌었다고 속삭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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