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가 언제
요즘 아이들
아들이 결혼한 지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잠을 자게 되었다. 며느님이 친구들이랑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괜한 노파심에 하룻밤을 자려고 잠자리에 누웠지만 불편하기 그지없다
이제 15개월인 손녀를 혼자 재운다고 한다. 우리 시대는 팔베개해서 젖물리며 옆에 끼고 키우던 시대라 영 마음이 안 좋다. 뭐라 말할 처지도 아니고, 한 다리 건너 할미보다는 엄마, 아빠가
더 마음이 쓰일 테지 싶어.
아니나 다를까 두어 시간 자더니 자다가 칭얼거리며 울기 시작한다 흐느끼 듯.
방을 나와 거실불을 켜고 방 안을 들여다보니 우는 소리만 들리고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두려울까 생각이 들지만 달래줄 수가 없다. 나에겐 제법 긴 2~ 3분간의 안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방에 들어가지 말라는 아들의 작은 목소리에 마음이 상했다.
뭐 어쩌랴 아비가 가만히 있으라는데
참 신기하게도 조용해지고 잠이 든 모양이다. 만약 바로 엄마 아빠가 들어와 달래주면 잠버릇이 나빠질까?
마음이 안정되면서 울지 않고 바로 잠이 들까? 15개월 아기가 벌써 울어야 어쩔 수 없다는 걸 인식하고 익숙해져야 하는지? 무엇이 옳은 지 나는 모르겠다.
요즘은 가족의 범위에 부모 자식밖에 없고 조부모는 가족이 아닌 세상이다
오늘은 처음이라 오지랖을 떨었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일에 끼어들지 않으리라 마음을 다진다. 있어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너무 잘 키우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엔 아직 아기인데도 불구하고 밥시간에는 아기 의자에 앉아 밥을 먹고 어른들 상에도 관심이 없다. 며느리나 아들 성격이 조용해서 아이에게 큰소리치는 것을 본 적도 없다. 잠자는 시간도 저녁 8시가 되면 장난감을 같이 치우고 치카치카를 하고 아기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책을 읽어 주면서 한 30분이 지나자 잠이 들고.
시엄마나 친정엄마에게 물어보는 것도 없고 엄마들 커뮤니티에서 정보 교환을 하고 장난감도 대여하거나 서로 나누어 쓰고 우리랑은 완전 다른 사고로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하나의 개체로 인정해 주고 있다
내 방식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저 세상이 변하는 대로 고부간의 관계도 변해야 함을 느낀다
할미가 걱정해야 할 이유가 없음을 느끼며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이 된다
아들이 손녀랑 놀아주는 모습을 보며 위로받는 것은 내가 제대로 사랑을 주고 키웠구나. 내 아들도 내리사랑을 하는 것을 보니 스스로 위로를 받게 된다. 내 아들이란 표현도 이제 마음에 서 지워야 할 것 같다. 요즘 말대로 며느리의 남편일 뿐이다라는 말이 실감 난다.
이런 상황이 되니 우리 세대는 참 가없는 세대이다.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며 자식으로부터 버림받는 첫 세대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는 중이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하루를 지켜보니 정말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도감이 든다
참 일관성 있게 감정 먼저 내 세우지 않고 육아를 잘하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밤을 보내고 있다.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아내에게 하루의 휴가를 주는 내 아들도 참 이쁘다. 며느리가 행복해야 손녀도 아들도 행복해진다. 하루의 휴가를 며느리가 일 년의 휴가처럼 행복하게 보내고 오길 바란다
통장으로 커피값을 보내 주었다.
맛있는 비싼 커피 마음 놓고 마시며 수다 삼매경에 빠지길 바라지만, 아마도 마음은 부산에 있지 않을까? 이것도 내 짐작에 불과할지도. 생활과 자기 시간을 잘 활용하는 요즘 아이들.
모두 사랑한다
우리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마음 다치지 말고 잘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