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고슴도치 할미/ 한유경
하늘 별 한 줌 뿌렸을까
달콤한 꿀 한 방울 떨궜을까
우주 가장 깊은 곳 보물 창고에서 왔나 봐
세상에 이런 아이들이 또 있을까
찡찡대는 소리는 세상 가장 예쁜 자장가
까다롭게 버둥댈 때면 웃음꽃이 활짝
오물오물 입술은 금낭화
황금변은 보석, 맑은 콧물은 진주알 같아
고슴도치 엄마가 할미가 되었다는 건
가시 박힌 밤송이도 맨손으로 만질 용기가 생겼다는 것
내 품에 안긴 네 작은 가시는
세상 무엇보다 부드러운 솜털이지
네 환한 웃음꽃 필 때면
입가에 살짝 맺히는 보조개,
따뜻하게 울리는 네 웃음소리
내 사랑 끝없이 피어나네
엄마 아빠에게 야단맞을 때면 고개를 돌려버려
너의 눈과 마주치면 널 안고 달아날 것 같아 마음을 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