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이별의 한 장면

by 고매헌 한유경

기대 / 한유경


새겨진 이름 위로 복권을 긁는다
늘 꽝이지만
이제는 좀 다르겠지
시간이 흐른 뒤 마음을 쓸고 닦았으니

사람의 관계는 순수보단 이해관계
사랑이란 말도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나비 날갯짓 같은
깨지기 쉬운 유리찻잔
던진다고 깨진다고 달라지지 않는

아침 햇볕이 따갑다가도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처럼
뿌리내린 칡넝쿨인가 했더니
뿌리째 뽑혀나가는 도깨비풀

종아리에 박혀
알 수 없는 사이에 흔적만 남기고
세상 돌아가는 일도 모르는 하루살이
봄이 오고야 가을이 가고야
찬바람이 몸을 쏴하니 감고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동유럽여행